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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대처하려면 원자력 발전 투자 멈춰야”

원자력 발전은 발전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기대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자력 발전 사고 위험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가 문제시되고 있다. 세계 원자력 산업 관련 연차 보고서인 WNISR(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편집자를 맡고 있는 마이클 슈나이더는 한 인터뷰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원자력 발전에 투자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데 있어서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 뿐 아니라 일정 비용으로 얼마나 빨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지라는 관점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용과 타당성 뿐 아니라 배출량 감소를 달성하는 시간적인 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이 점을 감안하면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선택이 제외된다. 원자력 발전소는 발전 비용이 높은 데다 원자로 건설에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록 건설 이후 깨끗한 발전이 가능하더라도 건설 중 기후 변화 악화를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에 투자할 정도라면 더 빨리 결과가 나올 효율적인 기후 변화 대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미 건설된 원자력 발전소에 관해서도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방식에 비해 기본 운영비용이 높다고 지적한다. 원자력 발전 비용 추이를 보면 2009년 시점 원자력 발전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보다 저렴했지만 2020년에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압도적으로 발전 비용이 저렴하다.

그에 따르면 포르투갈 태양광 발전에 의해 1kWh당 발전 비용은 불과 1.1센트다. 스페인에서 태양광과 풍력에 맞춘 발전 비용은 1kWh당 2.5센트라는 것. 이 수치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많은 원자력 발전 비용을 밑돌고 있다고 한다.

또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은 시간에 따라 발전량을 바꿀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기본 운영비용이 낮기 때문에 전력 저장을 위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원자력 발전보다 더 저렴하다는 주장이다.

이미 많은 재생 에너지 발전이 원자력 발전 비용을 하회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각국은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유는 업계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해야 원자력 산업이 쇠퇴하지 않는다는 업계 의도와 원자력 산업 유지가 군사 전략상 이점이 있다는 정치적 목적이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에 인프라 지원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 기업에도 이미 건설된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종료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원자력 발전소를 폐지하면 발전량이 감소하고 폐로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그만큼 부채가 늘어난다. 따라서 폐지를 결정하고 나서도 실제로 가동을 멈출 때까지 몇 년 이상 걸리는 건 드물지 않다.

그에 따르면 이미 건설한 원자력 발전소를 해체하려면 원자로 1기당 10억 유로 이상 비용이 소요된다. 가뜩이나 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는 전력 기업이 이 비용을 염출하기 어렵고 원자력 발전소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원자력 발전에 따른 문제로 지적되는 건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다. 방사성 폐기물은 사람이 접촉할 위험이 없는 깊은 지하에 묻는 지층 처분이 가장 적절하지만 실제로 영구 지층 처분 시설이 운영되는 사례는 없다. 물론 핀란드와 스웨덴에선 처분지 선정도 끝나고 있어 시설 건설 계획도 진행되고 있지만 정말 시운전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다른 국가는 더 늦어져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명확한 자세가 아직 공유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