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화성에 내린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에는 역대 화성 탐사 로버 동안이 적혀 있는 게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최신형 로버가 1998년 아이맥 G3에 탑재한 것과 거의 같은 CPU를 이용한다고 한다.
파워PC 750은 아이맥 G3에 탑재했고 파생 모델은 이후 닌텐도 게임큐브에 탑재된 바 있다. 퍼서비어런스에 탑재한 모델은 600만 개 트랜지스터로 이뤄진 32비트 싱글코어 CPU로 233MHz로 작동한다. 평소 사용하는 최신 CPU 예를 들어 아이폰12에 들어간 애플 A14 바이오닉(A14 Bionic)의 경우 트랜지스터 수는 118억 개에 16코어를 갖추고 있다. 미세화나 고성능화는 파워PC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퍼서비어런스는 22년 전 느린 CPU를 택했을까. 퍼서비어런스가 탑재한 건 IBM이 만든 원래 파워PC 대신 BAE시스템즈(BAE Systems)가 제조한 호환 제품인 RAD750이라는 모델이다. 아이맥에 탑재한 것과 다른 점은 해당 CPU가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어도 작동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또 영하 55도에서 영상 125도까지 폭넓은 온도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화성이라는 가혹한 장소에서도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안정적인 화성 탐사 로버 운영을 위해 처리 성능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CPU가 필요했던 것이다.
또 이 CPU는 당연히 고가다. 1개에 20만 달러에 달한다. 이 CPU는 현재도 화성 탐사를 계속하고 있는 이전 로버인 큐리오시티(Curiosity)에도 채택했고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록히드마틴이 개발하는 오리온(Orion) 우주선에도 채택되고 있다. 또 리눅스를 운영체제 삼아 터치 패널로 조종하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Crew Dragon)의 경우 적어도 10년 전쯤 사양인 듀얼코어 CPU 3개를 채택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