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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말 일어났던 윈도 환불 운동

윈도는 PC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운영체제로 수많은 PC에 사전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리눅스 등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PC를 구입할 때 사용할 계획이라면 윈도 비용까지 지불해야 한다. 이에 불만을 느낀 사용자가 마이크로소프트에 환불을 요구하는 운동이 1999년 경 이뤄지고 있었다. 당시 내용을 오래 전부터 리눅스 개발에 참여했던 마크 머린이 설명해 눈길을 끈다.

그에 따르면 1999년 당시 윈도가 설치되지 않은 PC를 취급하는 PC 제조사는 적었다고 한다. 따라서 윈도 이외 운영체제를 사용하려는 사용자는 윈도가 설치된 PC를 구입해야 했다. 또 윈도 사용권 계약 EULA에는 사용자가 계약을 거부하고 업체에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ᅟᅩᆨ 기록되어 있었지만 PC 제조사가 사용자 환불 요구에 응할 수는 없었다.

PC 제조사는 윈도 임대료에 대한 특별 계약을 마이크로소프트와 체결하고 있으며 PC에 윈도 이외 운영체제를 설치해 출하한 경우 윈도 임대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었다. 또 사용자 환불 요청에 부응해 윈도 임대료를 사용자에게 공개하게 되어 PC 제조사에 불리한 상황이 태어난 가능성도 있었다. PC 업체로부터 환불을 받을 수 없었지만 PC 제조사를 비난할 수는 없었던 것.

사용자들은 PC 업체가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에 환불을 요구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1999년 2월 15일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리눅스 사용자 그룹인 SVLUG(Silicon Valley Linux User Group) 멤버가 중심이 되어 마이크로소프트에 직접 환불을 요청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로 향하는 행진을 계획했다.

행진 참가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6km 떨어진 지점에 모였다. 집합 장소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방해를 방지하기 위해 행진 시작 시간까지 빠듯하게 몇 명에게만 알려져 있지 않았다. 또 이 행진에 대한 내용을 인쇄한 티셔츠도 만들었다. 티셔츠에는 자신들이 요구하는 건 당신들의 운영체제가 아니라는((We did not want your operating system, this is what we want!)) 것이었다. 또 행진에는 리눅스 사용자 뿐 아니라 프리BSD(FreeBSD), 오픈서버(OpenServer)라는 운영체제 사용자도 참여했다.

일행이 마이크로소프트 주차장에 도착하자 기자와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장에는 리눅스 커뮤니티 여러분을 환영한다(Welcomes the Linux Community)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은 친절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일행은 자신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재미를 위해 방문한 게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그들에게 윈도 EULA는 환불 대응은 PC 제조사가 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용자는 운영체제와 PC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실제로 20만 이상 PC 업체가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으며 리눅스 공식 사이트에는 14개국 60개 이상 OEM 업체에서 리눅스를 프리 인스톨한 PC가 출시되고 있다는 설명을 적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행은 마이크로소프트 측 설명에 대해 운영체제와 PC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당시 출시된 PC 대부분은 윈도를 사전 설치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내는 건 어렵다면서 20만 이상 PC 제조사라는 건 전 세계 어디를 말하는 것이냐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 공식 사이트 문구를 인용하고 있지만 이 같은 문장을 공식 사이트에 기술할 필요가 있는 것 자체가 윈도가 사전 설치되어 있지 않은 PC를 구입하는 어려움을 나타낸다며 성명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같은 환불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주요 언론이 행진 모습을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이들의 주장과 마이크로소프트 주장을 설명할 뿐 아니라 리눅스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했고 행진으로 환불을 받을 수는 없었지만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걸 바랄 수 있게 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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