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비행기를 개발할 수 있는 항공학 엔지니어도 아직 설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게 있다. 새처럼 빠르게 나는 항공기가 그것이다. 로잔연방공과대학 EPFL 연구팀이 새처럼 날개를 펼치거나 줄이면서 날 수 있는 무인항공기 연구를 진행해 최근 꼬리까지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발표했다.
날개를 펴 기류를 타고 날개를 줄여 공기 저항을 줄이면서 가속하는 등 조류 비행 방법을 모방하는 것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노스롭스루먼의 F-14 톰캣 같은 전투기는 저속과 고속 성능 향상을 위한 가변 날개를 탑재하고 있지만 비교적 간단한 디자인으로 날개 움직임은 느리며 새가 비행 중 날개 모양을 바꾸는 민첩함과는 거리가 멀다.
EPFL이 발표한 무인항공기는 2016년 선보인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연구하던 참매에서 영감을 받아 변형하는 날개가 더 조류처럼 보이고 작동하도록 크기와 모양을 개선했다. 또 비행기의 꼬리스러움을 조절하는 날개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미 쿼드콥터 드론은 수많은 장애물로 넘치는 도시를 날아 조종하기 쉽다는 걸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모터 4개를 동력원으로 하는 탓에 비행시간은 한정된다는 큰 문제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EPFL 드론은 모터 1개를 사용해 활강과 바람 흐름, 상승이나 온난 기류를 이용하는 등 조류가 가진 것 같은 에너지 절약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고정 날개를 가진 항공기와 달리 새를 모델로 한 드론은 급선회나 급강하를 할 수 있는 쿼드콥터에 가까운 민첩성으로 교묘한 움직임을 선보일 수 있다. 새 날개를 모델로 한 접근의 궁긍적 목적은 나무가 우거진 숲과 빌딩이 늘어선 도시 등 장애물로 가득한 지역에서도 비행시간을 개선한 드론을 설계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 쿼드콥터 드론을 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전 세계가 자율 택배 시스템을 향해 달리는 가운데 자율주행 택배 차량으로 도로를 덮는 것보다는 드론이 하늘을 나는 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쿼드콥터 드론은 소포를 특정 목적지에 도착한 직후부터 비행해 나르면 된다. 반면 EPFL 드론은 착륙장치와 화물을 가진 확실한 수단이 없다면 용도는 자율 정찰이나 자율 탐사, 구급 등에 한정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