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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테슬라? 전동 선박 뜬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동 컨테이너 선박이 취항한다. 올 여름 취항 예정인 네덜란드 포트라이너(Port-Liner)와 (Werkina)가 공동 개발한 전동 선박이 그 주인공. 이미 자동차 시장에선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 동력이 미래 에너지원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동 컨테이너선은 이런 전기 동력을 바다로 옮겨오려는 것.

지난해 노르웨이에선 기존 디젤 연료를 쓰지 않고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동 페리가 등장한 바 있다. 노르웨이는 리아스식 해안에 빙하 침식으로 형성된 피오르드가 산재해 있다는 지형적 특수성 때문에 다리 건설보다는 페리를 중요한 이동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피오르드는 지형에 따라 폭이 2∼3km, 깊이는 700m에 불과한 좁은 절벽도 많아 다리를 건설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은 곳이 많다. 이런 이유로 피오르드 주변 페리 항로만 해도 130개에 이른다.

문제는 기존 디젤 기반 페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다. 유해 배기가스가 문제가 되면서 노르웨이 정부는 배출가스가 낮은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페리 회사인 피오르드1(Fjord1)은 올해부터 100% 전기로 구동하는 대형 페리인 암페어(Ampere) 개통을 할 예정.

이 선박은 무게 11톤, 용량은 800kWh짜리 배터리를 갖추고 있다. 또 배 양쪽에는 전기 모터 2개를 설치하고 이를 이용해 구동한다. 50분 운항을 기준으로 180kWh를 소모하는데 20분 운항을 1일 34회 실시하려면 정박 중 9분씩 충전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암페어에 들어가는 전기 구동 기술은 지멘스가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의 장점은 신규 건조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만 따지면 현재 노르웨이에서 운항 중인 페리 84척도 전동화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항로가 긴 페리 43척은 100% 전기로 대체할 수는 없지만 디젤 엔진과 하이브리드로 구축하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 운항 중인 페리 중 7할이 단거리 노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효과는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계획대로 진행이 된다면 전동 페리 1대로 연간 100만 리터에 달하는 디젤 연료를 절약할 수 있어 에너지 비용만 60% 절감된다. 디젤 선박에서 나오는 유독 가스 가운데 질소산화물은 연간 8,000톤, 이산화탄소는 30만 톤 줄어들 전망. 이 정도라면 연간 15만 대에 이르는 자동차 유독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승객 360명과 자동차 120대를 싣고 피오르드 6km를 항해할 때 필요한 전력 비용도 한화로 따져 6,000원꼴에 불과하다고 한다.

앞서 밝힌 전동 컨테이너선 역시 말 그대로 전기를 동력 삼은 화물선이다. 이 컨테이너션은 벨기에와 네덜란드 내륙 운하를 항해하게 된다. 유럽 내 화물 운송 형태를 보면 트럭이 74.9%로 압도적이며 철도 18.4%, 화물선은 6.7% 수준이다. 화물선 활용도를 높일 수 있게 해주는 건 물론 앞선 예와 마찬가지로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 가운데 하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 이런 전동 컨테이너선을 도입하게 되면 트럭 2만 3,000대를 대체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1만 8,000톤 억제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전동 컨테이너선은 길이는 52m, 폭은 6.7m이며 컨테이너 24대로 화물 425톤을 실을 수 있다. 연속 항해 시간은 15시간이다. 또 디젤 선박과 견주면 8% 화물 적재 공간이 크다고 한다. 이유는 대형 디젤 엔진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내부 구조를 설계할 때 자유도가 높기 때문이다. 제조사 측은 추후 전장 110m에 컨테이너도 270개나 탑재할 수 있고 배터리 4개를 이용해 35시간 연속 항해할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도 도입 예정이라고 한다.

전동 컨테이너선은 앤트워프와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항구에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자동 운전 기능도 갖춰 승무원이 없어도 무인 운항을 할 수는 있지만 인프라 정비 전까지는 승무원을 태울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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