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는 발전 효율이 높은 에너지원으로 응용이 기대되고 있지만 제작 재료가 고가라는 게 보급에 걸림돌이었다. 이런 재료비를 줄이기 위해 시금치를 이용하려는 연구가 아메리카대학 연구팀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실용화되는 연료전지에서 높은 발전 효율을 실현할 수 있는 전극 촉매로 백금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백금은 희귀하고 고가인 탓에 연료전지 자체도 고액이 되어버려 연료전지 보급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많은 연구팀이 백금 대체 촉매를 연구해왔지만 비용 효과적이지 않아 대부분 실용화에 이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연구팀은 백금을 대체하는 저렴한 소재로 시금치를 선택했다. 현지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시금치를 기반으로 연료전지에 사용할 수 있는 높은 탄소 촉매를 제작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
소재로 시금치를 선정한 이유는 철과 질소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또 시금치가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 자원이라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시금치는 백금보다 저렴하게 구하고 재배량을 늘리는 것도 어렵지 않다. 지속 가능성에서 유리하다는 얘기다.
시금치를 기반으로 한 촉매 제작은 마치 스무디를 만드는 것 같은 레시피라고 할 수 있다. 시금치를 촉매하려면 먼저 신선한 시금치 잎을 씻어 믹서에 갈아 액체 상태로 동결 건조시킨다. 그런 다음 동결 건조한 걸 깨뜨려 가루로 만들고 질소 촉진제로 멜라민을 첨가한다. 또 염화나트륨과 염화칼륨을 첨가하고 900도 고온에서 여러 차례 열분해해 나노시트 형상으로 촉매를 제작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염화나트륨과 염화칼륨을 추가해 나노시트가 작은 구멍을 많이 가진 다공성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다공성으로 연료전지에 필요한 산소를 투과할 수 있는 특징을 실현하고 있다.
연구팀은 시금치 촉매는 유망하다고 밝혔지만 실용화를 향한 길은 멀고 지금까지 연구는 원리 증명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실용화 단계에서 뛰어난 결과를 보여도 실제 장치에 구현하면 결과가 나빠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실용화를 위해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밝히고 있다.
과제 중 하나인 지속 가능성도 시금치 촉매를 제작하려면 900도 고열이 필요하기 때문에 열 발생이 이산화탄소 배출로 연결되어 제작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이 과제다. 또 다른 과제는 시금치 촉매는 수소이온 농도가 알칼리에 가까울수록 플래티넘 촉매보다 높은 성능을 얻을 수 있지만 산성에 가까울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수소이온 농도에 관계없이 시금치 촉매 효율을 유지하는 것도 과제다.
연구팀은 이미 시금치 촉매 프로토타입을 완성하고 실제로 연료전지 시금치 촉매를 테스트하는 단계까지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분야 노하우는 없는 상태여서 시금치 촉매 테스트를 위해 다른 곳과 공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