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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순간을 포착하다

유럽남방천문대 ESO가 지난 10월 12일(현지시간) 블랙홀에 접근한 천체가 찢어지면서 붕괴하는 조석파괴사건, TDE(tidal disruption event)를 관측했다는 논문을 이미지,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ESO는 10월 12일 알려진 조석파괴사건이 지구에서 가까운 AT2019qiz에서 지난 2019년 9월 발견됐다고 밝혔다. 에리다노스(Eridanus) 자리 나선은하에서 발견된 AT2019qiz는 지구에서 가까울 뿐 아니라 발생하고 얼마 안 됐고 상당히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는 것.

블랙홀과 천체가 가까워져 조석파괴사건이 시작되면 천체는 강력한 중력에 의해 스파게티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지는 국수효과(spaghettification)가 발생한다. ESO는 6개월간 AT2019qiz를 관측해 얻은 국수효과 현상 모습을 이미지 영상화해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오렌지 구체는 태양만큼 질량을 가진 별. 별이 100만 배 이상 질량을 가진 블랙홀에 접근하며 국수효과가 발생하고 별은 가늘고 길게 늘어지며 블랙홀에 삼켜진다. 별이 블랙홀에 삼켜지는 물질 속도는 초당 1만km에 달한다고 한다. 별 질량 절반은 블랙홀에 삼켜지고 나머지 절반은 외부를 향해 방출됐다고 볼 수 있다.

국수효과가 발생하면 폭발해 강력한 전자파가 발생한다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블랙홀에 삼켜진 천체 파편이 마치 커튼처럼 빛 등을 가리기 때문에 지금까지 확실하게 조석파괴사건을 관측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블랙홀이 별을 삼킬 때 시야를 가로막는 강력한 폭발이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조석파괴사건을 조기에 발견해 블랙홀이 물질을 빠른 속도로 방출하기 시작한 순간을 포착해 블랙홀이 실제로 먼지와 파편 커튼을 휘감는 걸 관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초거대 블랙홀과 극대 중력 환경에 있는 물질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미래에 관측될 조석파괴사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