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사법위원회 반독점소위원회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CEO와 경영진이 이메일로 주고 받은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주커버그가 인스타그램 인수를 결정한 건 인스타그램을 잠재적 경쟁자로 간주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0년 탄생한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은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1,000만 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확보했고 다시 반년 뒤에는 3,000만 명에 도달했다. 이어 2012년 4월 10억 달러라는 거액으로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대형 IT 기업의 독점법 위반에 대해 조사해온 반독점소위원회는 7월 29일 공청회에서 GAFA(Google·Apple·Facebook·Amazon) CEO를 소환해 증언을 요구했다. 이 중 화상회의 형식으로 청문회에 참석한 주커버그 CEO에게 여러 기록과 문서상 주커버그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인수헀다는 사실이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증거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2012년 주커버그가 당시 CFO인 데이비드 이버스만(David Ebersman)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스타그램과 패스(Path) 같은 SNS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이들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네트워크가 확립되어 있으며 대기업으로 성장할 경우 자사에 파괴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스타그램 등 서비스 인수 계획을 밝힌 것.
이버스만은 자신의 경험상 대부분 M&A 인수 안건은 인수자가 기대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며 인수 이유로 잠재적 경쟁자 무력화, 재능 있는 인재 확보, 서비스 통합을 통한 페이스북 서비스 충실화, 기타 4가지를 예시하며 주커버그의 진의를 물었다.
이에 주커버그는 잠재적 경쟁자 무력화와 서비스 통합을 이유라고 답했다. 그는 기본 계획은 이들 기업을 인수해 서비스를 존속시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이 만든 소셜 생태계를 자사 핵심 사업에 통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는 이 이메일을 보내고 1시간 뒤 방금 전 이메일에서 이들이 자사와 경쟁하는 걸 막기 위해 인수해야 한다는 말은 의미가 없었다며 변명하듯 이메일을 추가로 보낸다.
제리 네이들러(Jerry Nadler) 사법 위원장은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비즈니스의 걸림돌이 될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었으며 인스타그램과 겨루는 대신 인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바로 반경쟁적인 인수의 좋은 예이며 독점금지법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로 페이스북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주커버그는 인스타그램 외에도 당시 패스와 VSCO캠, 픽피즈(PicPlz) 같은 기업이 경쟁 상대였다며 이들이 자사 일원이 되어 모바일 사진 공유 분야 경쟁에서 성장을 돕고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앱으로 변신했다고 답했다. 물론 주커버그는 경쟁을 막기 위해 인수한 것에 대해선 명확하게 부정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증거 자료가 주커버그 CEO에게 거의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주커버그는 답변에서 페이스북이 많은 분야에서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시징 서비스는 애플의 아이메시지이며 가장 인기 있는 비디오 공유 서비스는 구글 유튜브, 급성장하는 응용 프로그램은 틱톡,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광고 플랫폼은 아마존, 최대 광고 플랫폼은 구글이라고 말헀다. 페이스북은 공청회에 소환된 다른 GAFA 기업보다 시장 경쟁 위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