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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인공위성 되살린다? MEV 프로젝트

인류는 통신과 지구 관측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한다. 하지만 인공위성은 수명이 있기 때문에 여러 상태가 된 인공위성 처리와 우주 파편 발생 등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가운데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노스럽그루먼과 공동 관리하는 MEV(Mission Extension Vehicle)라는 소형 우주선이 인공위성 수명을 연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인공위성 처리 방법으로는 뉴질랜드와 남아메리카 중간 부근에 펼쳐진 해역인 우주선 무덤을 향해 낙하시켜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의 열로 본체 대부분을 태우는 방법이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적도 상공 고도 3만 5,786km 정지궤도에서 발사한 정지위성을 추가로 200∼300km 높은 무덤 궤도라는 특수한 궤도로 옮겨 다른 인공위성과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정지위성 대부분은 15년 가량 설계 수명이기 때문에 탑재하는 연료도 이 수명만큼 가동시킬 양밖에 없다. 국제기구간 우주파편조정위원회 IADC는 역할을 마친 정지위성을 지구에 낙하시키지 않는 경우 정지위성을 묘지 궤도로 유도하는 걸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하버드스미소니언천체물리학센터 연구팀은 인공위성 365기가 기능 부전과 계획 부족, 게으름 등을 이유로 묘지 궤도로 가지 못하고 다른 위성과 충돌 위험성을 지닌 채 우주를 계속 돌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달리 IADC 권고를 지켜 무덤 궤도로 이동한 인공위성은 283개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공위성 처리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동할 연료가 없더라도 인공위성 기능 자체는 손실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노스럽그루먼 자회사인 스페이스로지스틱스(Mission Extension Vehicle) 조 앤더슨 부사장은 인공위성이 가동 15년을 넘어도 연료 이외에 측면에서 기술적 저하가 적다고 지적한다. 그가 아는 범위에선 위성을 30년 가까이 지구로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나사와 노스럽그루먼이 협력해 내놓은 게 바로 MEV 1호기인 MEV-1이다. MEV-1은 2020년 2월 무덤 궤도를 돌던 통신방송위성(Intelsat-901)과 도킹하고 MEV-1이 탑재한 연료를 이용해 무덤 궤도에서 정지궤도로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인텔셋-901은 재가동을 시작해 30개 이상 사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무덤 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에서 연료가 고갈되어 궤도를 조정할 수 없지만 다른 시스템은 문제없이 계속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MEV는 이런 인공위성과 도킹, 궤도를 조정해 다시 인공위성을 재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소형 우주선이다. MEV-1은 앞으로 5년간 인텔셋-901 궤도를 조정한 뒤 다시 묘지 궤도로 유도할 예정이다. 하지만 MEV-1 자체는 15년 이상 가동할 수 있기 때문에 그대로 다른 위성과 도킹할 수 있다.

MEV-1은 시작에 불과하며 2번째 MEV가 2021년 정지 궤도에 투입될 예정. 노스럽그루먼은 인공위성에 도킹하는 것만으로 미션 가능 기간을 최대 6년간 연장할 수 있는 미션 확장팟 개발도 진행 중으로 2023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노스럽그루먼은 MEV를 인공위성 수명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시스템을 늘어나는 우주 파편과 무덤 궤도에 없는 인공위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동하지 않는 인공위성을 MEV 같은 우주선이 무덤 궤도까지 유도하는 우주 쓰레기 트럭 같은 미래도 생각해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