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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감소, 일기예보 정확도에 영향 준다?

코로나19가 세계적인 유행이 되면서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엄격한 여행 제한책을 마련하고 사회적 거리를 확보하도록 호소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항공사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탑승률은 20%에 불과하다. 델타항공 측은 급격한 수요 감소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저가 항공사 이지젯은 이미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그런데 항공편 수가 그렇게 줄어들면 항공 산업 손실 뿐 아니라 날씨 정확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항공기는 항상 일기예보센터에 데이터를 계속 보내고 있다. 1대당 1일 보낼 수 있는 데이터는 23만건에 이르며 지상에서 상층 대기권 형세를 아는 유일한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대기압과 온도, 구름 높이 등 정보는 모든 날씨 예측에 중요하다. 항공기에서 보내오는 이런 기상 데이터 덕분에 기상 캐스터는 6시간마다 기상예보 오류 비율이 15%에서 30%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유럽중기예보센터 ECMWF가 지난 3월 24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선 항공기 기상 데이터는 위성 데이터에 이어 중요하며 앞으로 정보량이 줄면 기상 예보 정확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ECMWF는 유로(Euro)라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는 기상 예측 모델을 운영하고 있지만 만일 항공기 기상 데이터가 끊기면 유로를 이용하면 기상 캐스터는 눈을 가리는 형국이 될지 모른다.

ECMWF에 따르면 3월 3일부터 23일간 유럽 상공을 오간 항공기 편수는 이전보다 65건 감소하고 전 세계적으론 42%나 줄었다고 한다. 이처럼 항공기 정보가 줄어드는 가운데 도입한지 얼마 안 된 기상위성군이 다소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앞으로도 코로나19 대유행이 줄지 않는 한 비행기 편수가 계속 줄어 기상예보 정확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CMWF 측은 불행하게도 코로나19는 날씨 업계에도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항공 편 수를 줄이면 수치 기상 예측 모델에 입력되는 데이터량이 한정되어 버려 기상예보 정확도가 저하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ECMWF 기상예측모델의 경쟁자인 GFS를 운영 중인 미국 기상청 NWS는 항공기 감소 영향은 현시점에선 아직 수치화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항공기 감소는 일부 제한된 항공편과 노선에서만 일어나고 있으며 화물기 데이터는 아직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 민간 항공기에서 자동으로 들어오는 일기 예보는 기상 예측 모델에 유용한 정보지만 동시에 엄청난 양의 관측 데이터를 지상 관측 스테이션, 레이더, 위성, 해양기상 관측 기구 등 다양한 출처로부터도 취득하고 있어 민간 비행 감소가 반드시 기상 예측 정확도를 낮추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NWS는 곧 새로운 기상위성군을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민간 항공기 감소에 따른 정보 격차를 여기에서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어쨌든 앞으로 몇 주간 미 항공기 기상 데이터 전송 시스템 US AMDAR에 공급되는 데이터량은 현저하게 감소할 것인 만큼 수치 기상 예측 모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