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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받아도 직장 다니고 건강 상태 개선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선 2017년 7월부터 4,000여명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대규모 사회 실험을 진행했지만 당초 예정한 3년보다 조금 빠른 2019년 3월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이런 온타리오 기본소득 프로그램에 대해 참가자들은 기본소득 지급이 시작된 뒤에도 일을 계속 하고 더 건강하게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온타리오 기본소득 프로그램은 자유당 정권 하에서 진행한 것이다. 2018년 6월 온타리오주 의회 선거에서 보수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기본소득 지급을 계속하던 선거 공약을 철회하면서 프로그램이 중단된 것.

기본소득 지급에 소요되는 비용은 연간 5,000만 캐나다달러. 3년 총액 1억 5,000만 캐나다 달러에 이른다. 보수당 정부는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들일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2018∼2019년 온타리오 아동·커뮤니티·소셜서비스 장관을 지낸 리사 매클라우드(Lisa MacLeod) 역시 기본소득 지급이 사람들을 독립적인 경제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될 수 없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주에서 같은 장관 직을 맡고 있는 토드 스미스(Todd Smith)는 지난 3월 4일 주 정부가 실업자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주 정부 측은 과거 기본소득 프로그램에 대해 4,000명 밖에 포함되지 않은 연구 프로젝트는 200만 명이 빈곤 상태에 있는 온타리오에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주 정부가 기본소득 프로그램은 실패였다고 주장하는 한편 맥마스터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 결과에선 수급자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고 지적된다. 수급자 중 217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익명 온라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본소득 수급자는 이전보다 행복을 느끼고 건강하고 직장을 그만 두지 못했다는 것.

온타리오 프로그램은 저소득층 독신 가구에 연간 1만 6,989 캐나다 달러, 결혼 가구에 연간 2만 4,000 캐나다 달러를 지급했다. 참가자는 업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경우 수익 중 50%가 기본소득에서 공제됐기 때문에 참가자 수입이 1인 가구에서 3만 4,000 캐나다 달러, 결혼 가구에서 4만 8,000 캐나다 달러에 도달하면 지급액은 제로가 된다.

수익 중 50%를 기본 소득 지급액을 통해 이뤄져도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일하던 사람 중 4분의 3은 기본소득을 받기 시작한 뒤에도 계속 일을 했다고 한다. 또 일을 그만둔 사람 중 절반은 이전보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계속 일하겠다고 선택한 사람 대부분은 이전보다 시급이 높고 노동 조건이 좋고 안전한 직장으로 이직할 수 있었다면서 기본소득을 지급해 빈곤층이 이전보다 경제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본소득 프로그램 참가자 40명에 대한 대면 인터뷰도 실시했다. 한 참여자는 과거에는 자살 직전이었고 어떻게 생활하면 좋을지 몰랐지만 기본소득 지급으로 자신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응답자 중 80%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건강 상태가 개선됐다고 답했고 절반 가량은 담배와 알코올 소비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정신 건강에 대해서도 기본소득 지급 전에 비해 불안과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81%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그 밖에 식생활 개선이나 주택 안전성 향상, 병원에 다니는 빈도 감소 등 장점이 있다는 답했고 66%는 가족 관계가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건 어느 정도 안정성을 확보하면 건강과 정신 건강, 삶의 전망이 개선됐다는 것이라면서 기본소득 지급은 프로그램 참가자를 이전보다 취업 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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