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부유층 vs 빈곤층 지역 “하수 물질에서도 차이가…”

부자가 많이 사는 지역과 가난한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에선 주거 환경과 치안, 교육 환경 등 다양한 차이가 있다. 호주 연구팀은 폐수 처리 시설에서 모은 하수 샘플을 분석한 결과 부유한 지역과 가난한 지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부유층과 빈곤층의 생활이나 건강 상태 차이는 현저하다. 빈곤층이 많은 지역에선 비만과 당뇨병 위험이 늘어나고 부유층은 빈곤층보다 5배나 치과 치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퀸즐랜드대학 연구팀은 2016년 호주에 있는 22개 폐수 처리 시설에서 하수 샘플을 채취해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하수에 포함된 약물 성분과 음식을 42종류 바이오마커에 대해 검사했다. 폐수처리시설에서 채취한 샘플의 바이오마커는 샘플이 된 하수를 배출한 지역 내 임대료와 고용, 교육 수준 등 인구 조사 데이터와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하수에 포함된 약물 유래 화학 물질량이 지역의 부유도와 관련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식품 유래 성분에서 식사의 질도 추정 가능하며 식사의 질은 교육 수준 차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연구팀이 이 연구가 하수 중 화학물질이 대상 지역 거주자의 사회 인구 통계학적, 경제적 특성을 반영하고 건강에 대한 사회 인구학적 요인 연구에서 잠재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하수 중에 나타난 부유층과 빈곤층 거주 지역의 차이는 비타민B를 섭취한 뒤 대사산물량을 지목했다. 하수 중 포함된 비타민B 대사산물의 양은 부유층 지역에서 상당히 많았던 반면 빈곤층 지역에선 적었다. 또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지역에선 많은 원시 과일과 야채 섭취와 관련한 바이오마커도 다량 발견되어 식사의 질에 큰 차이를 보였다.

또 부유층 지역에선 카페인 소비도 많았다는 게 하수 성분 분석에서 밝혀졌다. 커피 소비량은 부자나 빈곤층 모두 높지만 부유한 그룹에선 카페인 소비량 증가는 카페인 음료를 즐길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점 또는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가정에선 드립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있다는 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가난한 지역에선 인스턴트커피 소비가 많지만 경제적으로 유리한 그룹에선 드립커피와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신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난한 지역에선 데스벤라팍신, 아미트리프탈린, 시탈로프람 같은 항우울제, 오피오이드나 프레가발린 등 진통제 성분이 하수에서 다량으로 발견됐다. 항우울제는 심리적 고통의 대변자라고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또 특정 약물을 인구 통계와 빗대어 실시했다. 예를 들어 데스벤라팍신을 처방하는 비율이 높은 건 노동자이며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학력이 낮은 사람에게 많이 처방되고 있다. 또 시틀로프람 처방은 독신이나 배우자와 별거 혹은 이혼하는 사람에게 많은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하수에 포함된 성분 분석 결과 인구 통계와 라이프스타일 차이에 관한 다른 연구 결과와 일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수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인간 집단의 일반적 건강 상태를 연구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지역 특정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