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일어난 산업혁명으로 공장이나 기계 등 생산수단을 사유한 자본가는 노동자를 고용해 제품을 만들고 자본을 얻는 자본주의 경제가 탄생한다. 자본주의 경제는 고용주와 노동자 관계에서 이뤄지고 있어 노동 환경 정비와 노동자의 권리 같은 문제도 자본주의 경제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스턴대학 사회학 교수인 줄리엣 쇼어는 이런 자본주의 경제를 낳은 산업혁명 이전에는 일반 노동시간은 현대보다 짧았다고 말한다. 13세기 영국 농민의 노동시간은 연평균 1,620시간이었다고 한다. 14세기 후반 농민 임금이 상승했을 때 많은 노동자가 매일 일하는 건 거부하고 일반적인 수입을 얻을 만큼 날짜만 일을 했다고 한다. 14세기 영국 노동자의 경우 연간 노동시간은 240일×6시간=1,440시간으로 추정된다.
중세 유럽에선 1일 작업은 해가 나고 질 때까지 여름이라면 16시간, 겨울은 8시간이었다. 또 일하는 틈틈이 아침과 점심, 낮잠, 저녁 식사와 휴식이 있었고 노동은 일시적이었다. 이런 휴식 시간은 근로자의 전통적 권리로 인정받았고 농업 비수기에는 풀타임이 아닐 때도 많았다. 쇼어 교수에 따르면 15세기 영국 농민의 노동시간은 연간 1,980시간 정도였다고 한다.
또 중세 달력에는 휴일이 많아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여름휴가 외에 교회가 설정한 성인 휴식일이 많았다. 이런 휴일에는 교회에서 식사하고 축제에 참여했다. 중세 영국에선 1년간 3분의 1이 휴가였다고 한다. 또 동시대 프랑스에선 52일 일요일, 90일 휴식, 38일 휴가로 설정했다고 한다. 1년 중 180일 그러니까 절반이 휴가였던 것이다. 이는 16세기 잉글랜드 북동부 더럼시에서 주교를 지낸 신부의 수기에도 나와 있다고 한다.
자본주의 경제가 도입되기 이전 중세 농경 생활을 하던 사람들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끊임없이 일했다는 이미지를 받기 쉽지만 이 이미지는 현대 작업 패턴을 역투영한 것이며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쇼어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의 시간을 노동에 빼앗기게 된 건 자본주의 경제가 태어나 가장 오랜 시간 착취당하던 19세기 중반. 예를 들어 1840년 영국 노동자는 연간 3,105시간에서 3,588시간을, 1850년 미국 노동자는 3,150시간에서 3,650시간 동안 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미국에선 노동 환경을 검토하는 법 정비가 진행되면서 1987년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평균 근로시간은 연간 1,949시간으로 줄였다. 또 1988년 영국에선 제조업 종사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연간 1,856시간까지 개선됐다는 보고도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