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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버그 안 만드는 항생제 개발 가능성 생겼다?

1928년 페니실린 발견 이후 개발을 시작한 항생제는 현대 의학을 크게 발전시켰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버그가 탄생하고 수많은 의학 연구자가 슈퍼버그에 대항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렌 제1대학교(University of Rennes 1) 연구팀이 수많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에 유효하며 세균이 새롭게 내성을 획득할 수 없는 화합물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실 시중에 나온 몇 가지 새로운 항생제 역시 기존 항생제에서 파생된 것이어서 세균이 내성을 획득하는 건 시간문제다. 따라서 새로운 유형 항생제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지난 2011년 식중독이나 폐렴 등 감염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만드는 독소가 다른 박테리아를 죽이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황색포도상구균 작용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던 연구팀은 독성과 항생제 역할 2가지 성질을 가진 분자를 특정했다.

연구팀은 황색포도상구균이 만드는 분자가 가진 독성과 항생제 성질을 분리해 독성이 없는 새로운 항생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 과제에 도전했다. 이에 따라 박테리아가 가진 천연 펩타이드를 모방해 항생제 특성은 남기면서 독성을 제거하는 20종류 합성 화합물을 만들어냈다.

쥐를 이용한 실험을 한 결과 20종류 화합물 중 2종류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황색포도상구균과 녹농균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한다. 또 새로 개발한 2종 화합물은 동물과 인간 세포에 대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고 필요한 양의 10∼50배를 투여해도 독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주목할 점은 동물 체내에서 며칠 동안 이번에 개발한 화합물에 노출되게 해도 화합물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는 징후가 없었다는 것이다. 시험관이나 생체 내에서 내성 획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도 세균이 화합물에 대한 내성을 얻는 건 아니었다고 한다.

이번 연구에선 실험 기간이 최대 15일이며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새로운 화합물은 슈퍼버그를 만들지 않는 타입 항생제를 만들어낼 유력한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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