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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FTA는 아프리카 경제를 바꿀까

아프리카 대륙 자유무역협정 AfCFTA는 아프리카연합 회원국끼리 관세 등 장애를 없앤 자유 무역권을 형성하자는 협정이다. AfCFTA에 성공한다면 13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거주하는 3.4조 달러 규모 경제권이 탄생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 설립 이후 최대의 자유 무역권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AfCFTA가 아프리카 경제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니제르에서 열린 AU 정상 회의 기간 중 나이지리아와 베냉공화국이 AfCFTA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AU 가입 55개국 중 에리토레아를 뺀 54개국이 AfCFTA에 참가를 표명한 것이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인 나이지리아의 참여는 AfCFTA의 영향력을 더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AU위원회 무싸 파키 마하마트(Moussa Faki Mahamat) 위원장은 나이지리아 서명이 AfCFTA에서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집트 대통령이자 AU 의장인 압델 파타 엘시시는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세계의 눈이 아프리카를 향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AfCFTA는 아프리카간 무역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한편 아프리카 대륙 경제를 부양하고 국제무대에서 아프리카 전체의 협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fCFTA는 2020년 7월부터 가동할 전망이라고 한다.

지난 2017년 기준으로 AU 역내 무역은 아프리카 국가 전체 무역 중 17% 밖에 차지하지 않았다. 아시아 59%, 유럽 69% 등과 비교하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프리카간 무역이 빈약하다는 걸 알 수 있다. AfCFTA는 관세 철폐 등을 통해 아프리카간 무역을 늘리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도로와 철도망이 빈약하고 정치적 불안정 국가가 존재한다는 점, 국경 관리의 엄격함과 부패 확산 등 자유 무역권 형성에 대한 AU 역내 장애는 여전히 많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거의 모든 제품에서 관세를 철폐하면 AU 역내 무역은 중기적으로 15∼25%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 IMF는 관세 철폐 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 AU 역내 다른 여러 문제를 해결하면 AU 역내 무역이 2배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거의 모든 국가가 참가를 표명한 AfCFTA지만 실제로 국내 승인을 비준한 국가는 전체 중 절반 정도에 그친다.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국가별로 AfCFTA 참여로 얻을 이점이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석유 수출에 크게 의존해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나이지리아 같은 국가에선 AfCFTA 참여에 대한 혜택이 적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AfCFTA 참여로 국내 저가 상품이 급증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이 큰 타격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달리 아프리카에서 가장 제조업이 발전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곳에선 단번에 수출 시장을 늘리고 큰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또 각국 경제 규모 차이도 AfCFTA 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나이지리아와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3개국이 아프리카 전체 GDP 가운데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fCFTA가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거의 모든 국가가 참여한 것 자체는 긍정적 단계지만 실제로 자유 무역 지대가 성공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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