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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백서로 ‘IP 정치적 이용’ 견제 나선 이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정보 통신 위험이 있는 해외 제품 거래를 금지한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하면서 중국 기업인 화웨이(Huawei)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가 지적재산권과 혁신에 관한 백서를 6월 27일 공개하면서 지적재산권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화웨이 수석 부사장 겸 최고법률책임자인 송 리우핑은 백서 공개에 맞춰 화웨이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적재산권은 혁신의 초석이며 정치 쟁점화되는 건 혁신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화가 지적재산권을 정치 도구로 이용하면 특허 보호 제도의 신뢰를 파괴하게 될 것이라면서 일부 국가 정부가 선택적으로 기업을 해당 국가 지적재산권 보호 제도에서 배제하면 혁신의 기초를 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간 지적재산권 분쟁은 어디까지나 사법의 장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서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통해 화웨이의 성공이 이어졌다고 밝히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8만 7,000건 가량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만 1,000건 이상은 미국에서 등록한 것이다. 2015년부터 14억 달러 특허 라이선스 수익을 얻은 반면 60억 달러 로열티를 지불해 타사의 지적재산권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특허 사용료 중 80%는 미국 기업에 지불된 것이라고 한다.

송 리우핑 부사장은 화웨이가 타인의 지적재산권을 존중하고 협종해온 건 화웨이가 개발한 기술 발명이 타사의 스마트폰 등에 내장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화웨이가 지적재산권을 무기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방적이고 협조적 자세를 유지하겠다는 주장이다.

화웨이는 현재 지적재산권 관련 분쟁을 미국 기업과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기준으로 미국 통신 기업인 티모바일에서 기밀 정보를 훔친 혐의로 형사 고발됐고 화웨이 자체도 미국 통신 기업인 버라이즌에 10억 달러 이상 특허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6월 화웨이를 포함한 미국 정부의 감시 대상인 기업이 미국 법률에 따라 특허 침해 제소 등 구제 조치를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화웨이의 백서 공개와 기자회견은 이 같은 움직임에 반응한 것으로 기업간 지적재산권 분쟁에 정치가 개입하는 걸 견제하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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