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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바뀐 세계 최강 자석

마그랩(MagLab. National High Magnetic Field Laboratory)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에 위치하고 있는 미국 국립 자기장 연구소. 이곳은 20년 동안 병원에서 쓰이던 MRI보다 10배 가량 힘이 강하고 45테슬라 자속 밀도를 만들어내는 무게 35톤짜리 세계에서 가장 강한 연속 자석을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에 이 기록을 깼다고 한다. 45.5테슬라라는 기록을 낸 것. 하지만 9만 배나 가벼운 390g 소형 자석으로 낸 것이다. 0.5테슬라 차이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기록 갱신은 초전도 원리에 따라 더 강력한 자석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자성이라는 건 물질의 특성이며 보통 전하 이동에 의해 생성된다. 과학자들은 솔레노이드라는 전선을 감은 코일을 이용해 전하가 통과할 때 코일을 통과하는 자기장을 발생시켜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냈다. 코일을 통과하는 전류 밀도를 높여 강한 자기장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20년간 45테슬라는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최대 직류 자장이었다. 구형 자석은 마그랩의 중심적 존재로 전자석으로 이뤄진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는 Nb3Sn으로 만든 33.6테슬라를 만들어내는 구리 코일도 있다. 구리는 전류가 통과하면 발열을 하지만 여기에는 일부 원자력 잠수함 최대 출력을 웃도는 31mW 전력을 필요로 한다. 열을 식히려면 수천 리터에 달하는 냉각수도 필요하다.

새로운 자석인 리틀 빅코일3은 플로리다 A&M대학 공학부 부교수이자 마그랩 과학자이기도 한 승용 한(Seungyong Hahn)이 만든 것이다. 전자석에 초전도 자석이 있고 Nb3Sn 대신 REBCO라는 구리 산화물 초전도체 일종으로 코팅 처리한 테이프를 이용했다. 이 테이프는 머리카락 정도 폭으로 감는 것으로 전류 밀도를 증가 그러니까 자기장 강도가 높아진다.

연구팀은 또 전류를 성공적으로 흘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절연체를 제거했다. 초전도체가 초전도 특성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발표한 논문에선 절연하지 않은 채 두면 전류 밀도가 증가하고 더 안전한 냉각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적고 있다.

이런 소형 자석이 강력한 자기장을 만드는 건 입자 검출기, 의료 진단, 생물 의학 연구, 핵융합로 건설 신소재 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치고 과학 응용에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개념 증명 일환이기도 한 만큼 앞으로 실험에 곧바로 이용할 수는 없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구리 산화물 초전도체를 활용해 더 강력한 자석을 만들 발판을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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