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화웨이, 안드로이드 대체 OS 어떻게 할까

화웨이가 미중 무역 전쟁으로 궁지에 몰리자 러시아 정부가 지원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제재 영향으로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에 구글 안드로이드용 서비스를 탑재할 수 없다. 구글 플레이 뿐 아니라 G메일 같은 구글 주요 앱도 포함하고 있다. 화웨이 입장에선 중국 국외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 된 것.

러시아 국영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화웨이 측에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운영체제로 오로라(Aurora)를 제안했다고 한다. 오로라는 세일피시(Sailfish Mobile OS Rus)로도 불린다. 세일피시 운영체제는 노키아에서 나온 핀란드 기업 욜라(Jolla)가 개발한 것이다. 오로라는 셀피시의 정식 라이선스를 받아 러시아 기업이 러시아 국내용으로 개발하는 독자 운영체제다.

오로라 개발을 주도하는 곳은 러시아 통신 사업자인 로스텔레콤(Rostelecom) 산하 오픈모바일플랫폼(Open Mobile Platform)이다. 러시아 통신부는 오로라에 대해 정부가 취급하는 정보 보안 요구 사항에 적합하다는 인증서를 발행했다. 러시아 정부 공인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셈이다.

러시아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 순환회장 중 하나인 궈핑(Guo Ping)이 러시아통신부 콘스탄틴 노스코프(Konstantin Noskov) 장관과 회담을 하고 화웨이 스마트폰 중 오로라 탑재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정상 회담에서도 이 같은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러시아는 오로라를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위한 기술 협력 교환 일환으로 러시아 내에서 화웨이 제품 생산을 타진했다고 한다. 칩과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도 제안했다는 것.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화웨이는 논평을 거부했고 로스텔레콤 대변인은 제안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모든 모바일 제품 개발사와 협력할 용의가 있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

또 다른 움직임으로는 화웨이가 안드로이드에 대한 대안으로 독자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13일에는 화웨이가 새로운 상표인 홍멍(鴻蒙. Hongmeng)을 출원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에선 정부 통제에 따라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오픈소스 버전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자체 스토어를 추가하는 사용자 지정 운영체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화웨이가 독자 운영체제 도입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도 농후한 이유 중 하나다.

구글과의 거래 중단 영향은 이 같은 사용자 정의 운영체제 문화가 뿌리 깊게 내린 중국에선 별로 없겠지만 유럽 등 중국 외에선 영향이 크다. 오로라 탑재를 실현하게 된다면 러시아 정부 관련 기관에 대한 판매 약속 등 화웨이 입장에선 호재도 있을 수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미국이 영향력을 갖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칩셋 분야에서 경쟁할 기술력을 보유한 중국 기업을 포괄하는 유익한 거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로라는 채택 실적이 부족하고 스마트폰 채택 예라고 해봐야 2017년 나온 아이노이 R7(INOI R7) 1종에 불과하다. 화웨이가 오로라 스마트폰 개발에 투입을 한다고 해도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다수 차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