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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자금 흐름을 말하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미래 혁신과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역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사업을 하려면 자금이나 사무실 공간 확보, CRM 등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된다. 이런 스타트업이 사업으로 어떤 궤적을 그리고 있는지 알 만한 지표가 되는 게 바로 2018년 스타트업 지출 관련 정보를 정리한 보고서다. 스타트업을 위한 개인 보증이나 보증금 차입 없이 기업 신용카드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인 브렉스(Brex)가 이 같은 보고서(2018 State of Startup Spend Report)를 공개했다.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가장 큰 의문점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스타트업은 어떻게 돈을 쓰느냐다. 하지만 지금까지 스타트업이 지금까지 어떻게 돈을 쓰고 있는지를 정리한 보고서는 없었다. 브렉스는 스타트업 시장 전체가 투명한 문화를 형성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워 사업을 성장, 가속화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시장 전체의 대략적인 지출 경향을 정리한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브렉스는 이를 위해 자사 데이터는 물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인 와이콤비네이터 데이터를 활용해 스타트업 시장 동향을 분석했다.

최근에는 자금 조달 내역을 발표하지 않는 이른바 스텔스 모드를 한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브렉스가 공개한 스텔스 모드 스타트업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의 투자 중 14억 3,000만 달러 가량이 스텔스 모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라고 한다.

스텔스 모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14억 달러 이상이라는 거액 자금 75%가 프리시드 라운드에서 이미 모여 있다. 또 스텔스 모드 스타트업을 산업별로 분류하면 자금 조달액 중 상위 30%를 차지하는 건 금융 서비스와 의료, 소비자나 기업용 소프트웨어, 부동산, 생명공학, 식음료 등이라고 한다. 다만 스텔스 모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벤처캐피털 투자 총액 중 3∼5%에 불과하다.

스텔스 모드 투자액은 14억 3,000만 달러지만 3분기 글로벌VC리포트(The Q3 2018 Global VC Report)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의 스타트업 투자액은 프리시드 단계에서 80억 달러, 이후에는 700억 달러까지 커진다.

브렉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IVP 관계자에 따르면 투자 트렌드는 머신러닝과 AI가 트렌드를 지배하지만 핀테크와 B2B, SaaS 등에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어 스타트업이 무엇에 돈을 지출하고 있는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스타트업이 1개월 회사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자금 조달액별로 분석해보면 이렇다. 프리시드 라운드의 경우 자금 조달액이 1,000달러에서 5,999달러 범위일 경우 반환율은 100%다. 다시 말해 매달 회사 경영에 필요한 비용은 1,000달러에서 5,999달러 사이라는 것이다.

시드 라운드의 경우 반환율은 5,000달러 이상에서 5만 달러 미만. 시리즈A 반환율은 3만 달러 이상 20만 달러 미만이다. 또 시리즈B 반환율은 10만 달러 이상 30만 달러 미만이다. 또 투자 라운드를 프리시드에서 시리즈A 이상까지 성공한 스타트업의 반환율은 3만 달러 이상에서 45만 달러 미만이다.

분석 결과 반환율이 특히 높은 쪽은 인터넷 서비스와 운수, 데이터 분석 산업이며 반대로 반환율이 낮은 쪽은 가전과 디자인, 운영 시스템, 의류 산업 등이었다.

지역별로 스타트업을 비교해보면 반환율이 가장 높은 지역 그러니까 스타트업의 매달 지출이 가장 많은 지역은 베이 지역과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는 고성장 스타트업이 가장 집중되어 있는 지역이지만 시드 라운드 시작 한 달 매출 37억 달러 가량이며 이는 두 번째로 높은 지역과 비교해도 월 지출이 7만 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스타트업의 매달 지출에는 일과 관련한 관리 도구, 서비스 이용도 포함되어 있다. 브렉스가 스타트업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정리했는데 슬라이드 공유 서비스는 우버가 58.3%로 리프트 41.7%를 웃돈다. 작업 관리에는 아사나(Asana) 45.5%보다 아틀라시안(Atlassian) 54.5%를 사용하며 협업 생산성 도구로는 마이크로소프트 39.5%보다 구글 G스위트(G-Suite) 60.5%를 선호한다.

또 이메일 마케팅은 허브스팟(HubSpot) 20%, 메일침프(Mailchimp) 40%, 샌드그리드(SendGrid) 40%이며 ERP는 인튜이트(Intuit) 83.3%, 제로(Xero) 16.7%를, 고객 관리는 인터컴(Intercom) 77.8%, 프론트(Front) 22.2%다.

디자인 프로젝트 관리는 피그마(Figma) 7.7%, 제플린(Zeplin) 30.8%, 인비전(InVision) 23.1%, 툴킷(Toolkit) 38.5%이며 CRM은 세일즈포스(Salesforce) 13%, 파이프드라이브(Pipedrive) 26.1%, 코퍼(Copper) 60.9%를, 클라우드 서비스는 AWS 54.3%, 구글 클라우드 20%, 히로쿠(Heroku) 25.7%를 이용한다.

브렉스는 스타트업은 사용자 친화적이면서도 저렴한 혁신적 솔루션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스타트업이 자체 생태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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