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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같은 얼음 발견됐다?

고체이면서 액체 물 같은 무질서한 분자 구조를 가진 얼음을 발견했다. 이 얼음은 중밀도 비결정 얼음, MDA(medium-density amorphous ice)라고 한다. 이 색다른 얼음 밀도가 액체 물에 가깝다는 것. MDA는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이런 중간 밀도는 없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20종류 결정성 얼음이 알려져 있고 주로 고밀도와 저밀도 비결정 얼음이라는 2종류 얼음만 지금까지 발견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중간 밀도라면 얼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상식이었다는 것. MDA 밀도는 바로 그 중간 밀도에 있으며 액체 물이나 수많은 특이성을 이해하는데 있어 큰 영향을 줄지 모른다.

연구팀은 골디락스 밀도라는 완만한 구조를 가진 얼음 해명을 위해 영하 20도에서 식힌 스테인리스 공을 병에 넣고 안에서 보통 물빙을 흔들어 봤다. 이 방법은 기계적 힘으로 분자를 분해하는 것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이 공이 얼음에 부딪치면 얼음이 부서지고 MDA는 하얀 가루처럼 되지만 이는 고체이면서 액체 물 같은 분자 조성을 취하게 된다.

연구팀은 작은 얼음 조각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주목할 만한 특성이 있는 완전히 새로운 타입을 발견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한다. 밀도 차이가 있는 얼음 존재가 밝혀지면서 연구팀은 다른 조건 하에서 물과 수빙 거동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MDA에는 보통 수빙에 재결정할 때 대량 열이 발생하는 재미있는 성질이 있다. 이 발견은 2004년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탐사기를 발사할 예정인 유로파 같은 얼어붙은 위성 표면 얼음에 지구 물리학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통 비결정 얼음은 우주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물 형태로 알려져 있는 만큼 지금 우주에 있는 물이 어느 정도 MDA인지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발견을 계기로 우주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물이 어떤 구조인지 더 연구가 진행될 전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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