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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킬로그램…불변의 단위가 온다

지난 11월 1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도량형총회에서 130년 동안 1kg 정의에 이용해온 국제 킬로그램 원기 IPK(the International Prototype Kilogram)를 폐지하고 2019년 5월 20일부터 플랑크 상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게 결정됐다.

국제 킬로그램 원기는 프랑스 파리 교외에 위치한 국제도량형국에 보관된 백금과 이리듐 합금 1kg이다. 이 원기가 전 세계에서 이용하는 1kg 기준이 되어 미터조약 가맹국에는 복제품이 놓여져 있다.

2018년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SI 단위계에서 인공물을 기준으로 하는 단위는 킬로그램이지만 인공물의 경우 산화 같은 화학 변화나 마모 등 표면 오염이 발생하면 수치에 미묘하지만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세한 나노 수준 기술 개발이 진행되는 지금 같은 때에는 킬로그램에서도 오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물리 상수를 기본으로 하는 방식 변화가 요구되어 왔다.

물론 내년 5월 20일이 지나도 일반 생활에서 1kg에 대한 취급이 달라지는 건 없다. 이번 변경은 킬로그램 뿐 아니라 전류 단위인 암페어(A0가 쿨롱의 정의를 바탕으로 한 방식에서 기본 전하, e=1.602 176 634 10-19 C를 기준으로 하는 방식으로, 열역학 온도 단위인 켈빈(K)은 수증기와 물, 얼음 등 물의 삼중점이 공존하는 온도의 1/273.16 그러니까 절대영도를 기준으로 하는 방식에서 볼츠만 상수를 정확하게 1.380649×10의 – 23승 J/K로 정했다. 또 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몰(mol) 역시 탄소 12(C12) 0.012kg에 존재하는 원자 개수와 동일한 요소 입자를 포함하는 계의 물질량을 1mol로 한다는 정의에서 6.02214076×10 23 아보가드로 상수를 이용한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런 단위 정의에 대한 변경은 긴 인류의 역사에선 사실 드문 일은 아니다. 앞서 밝혔듯 대부분은 일상적인 삶에선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작은 변화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처음에 밝혔듯 나노 기술 등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선 오차가 있을 만큼 어려워 보다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재정은 불변의 단위 시대로 바뀐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는 측정 표준 연구에선 엄청나게 흥미로운 일이며 드디어 이뤄졌다는 점에 환영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참고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쓰인 단위는 지금부터 8,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 시대에 쓰였던 큐빗이라는 단위다. 이 기준은 팔꿈치에서 가운데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로 대략 43∼53cm 사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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