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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세계적으로 보급이 진행 중인 전기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배터리다. 최신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에선 오래된 배터리를 재활용해 새로운 배터리를 제조하는 등 환경 친화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 자동차와 주요 부품인 배터리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따라서 자동차 산업이 활발한 국가에선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를 제조하는 공장 유치를 위해 다양한 대처를 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제조 공장은 테슬라가 2014년 미국 네바다에 건설한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빗대어 기가팩토리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 서쪽에 위치한 바스텔라스에도 최신 기가팩토리가 있다. 이 공장에선 에어록식 도어 안에서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무균 수트를 입은 작업원이 일하고 있어 전기 자동차용 공장보다는 제약사 연구실처럼 보인다고 한다.

이곳은 전 테슬라 임원 2명이 설립한 스웨덴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Northvolt) 공장. 노스볼트 공장은 기가팩토리 모델 공장으로 불리며 전극 등 배터리 부품을 다른 제조업체에서 구입하는 공장과 달리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노스볼트 공장에선 고객이 개발 중인 신차용 배터리셀을 개발하고 있으며 고객으로는 볼보와 BMW, 폭스바겐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제조사가 테스트에 사용하는 프로토타입 차량 배터리를 설계, 제조해 테스트를 통과한 배터리는 더 규모가 큰 배터리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게 된다.

노스볼트는 볼보와 합작으로 스웨덴 예테보리에 2번째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예정이며 이와 별도로 독일에서도 기가팩토리를 건설 중이다. 또 2030년가지 연간 150GWh 생산량 도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게 실현되면 노스볼트 기가팩토리만으로도 연간 200만 대에 이르는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게 된다. 더구나 주목할 만한 점은 노스볼트 기가팩토리에선 배터리 원료가 되는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 소재 절반이 재활용에 의해 맡겨질 예정이라는 것이다. 노스볼트가 이 야심찬 목표를 달성한다면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이는 순환형 제조업에 대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선 한 전극인 음극으로 리튬 원자에서 전자를 빼앗아 이온이 생성되어 전해액 속을 이동해 다른 전극인 양극으로 이동한다. 한편 전자는 외부 회로로 양극으로 향해 전기 자동차의 경우 모터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이온과 전자는 양극으로 재결합하고 충전기에 연결되어 공정이 역전될 때까지 여기에 머물러 있다.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비용 40% 가량을 차지하는 게 이 양극이다. 양극은 다양한 화학물질 조합으로 만들어지며 이 화학물질 성분차가 배터리 기술에서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다. 이 때문에 각 제조사 뿐 아니라 스포츠카로부터 패밀리카, 대형 SUV에 이르기까지 전기 자동차에선 차종에 맞춰 전극 화학 조성이 미조정되고 있다. 양극 화학 조성으로 일반적인 건 니켈과 망간, 코발트 조합이다. 음극은 탄소 일종인 초고순도 흑연이 이용되는 게 보통이다. 또 활물질을 안정시키거나 성능을 조정하기 위해 두 전극에 다른 물질이 첨가되는 경우다 있다. 활물질은 현탁액에 침지되고 양극에 사용되는 물질은 알루미늄 호일에 도포되고 음극은 구리 위에 흑연을 도포해 생성된다. 그런 다음 알루미늄 호일을 오븐에서 건조하고 프레스하고 다시 감는다. 노스볼트 기가팩토리에선 정극과 부극을 리튬을 포함하는 전해액과 세퍼레이터라고 불리는 막으로 끼워 넣는 것으로 배터리셀을 생성한다. 이 세퍼레이터라는 막을 마련하는 것으로 리튬이온을 통해 전극끼리 접촉해 배터리가 쇼트를 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배터리셀은 리튬이온 배터리 기본 단위다. 다음으로 작성한 배터리셀을 패키징하는 공정으로 이동하지만 여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지적이다. 흔히 사용되는 건 각형 셀 모듈이며 이는 알루미늄 인클로저에 자동차 전력 요구 사항에 따라 배터리셀 수십 개를 통합하는 것이다.

패키징이 끝나면 배터리 모듈을 테스트해야 한다. 양품이라고 판단된 모듈은 자동차 제조사에 직접 출하되어 전기 자동차에 탑재되는지 폴란드 그단스크에 위치한 노스볼트 공장에서 그리드 밸런싱 등 산업 용도에 이용되게 된다고 한다.

노스볼트 기가팩토리에선 사용한 배터리를 회수한 뒤 이를 분해해 생산 첫 단계인 양극이나 음극 원재료로 한다. 노스볼트 측은 배터리를 해체하고 셀을 부수고 흑액이라고 불리는 가루로 만드는 방법은 로봇에 의해 날마다 개선되고 있다고 한다.

노스볼트는 스웨덴 내 풍부한 수력과 풍력 에너지 이용과 재활용, 재생 가능 에너지 이용이 진행되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와 그 채굴과 수송에 의해 생성되는 탄소 풋프린트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되는 모든 배터리가 새 배터리 재료가 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흑연은 정수기에 사용할 수 있지만 새로운 정극 재료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노스볼트는 핀란드 목재 제품 기업인 스토라엔소(Stora Enso)와 공동으로 친환경 대체품을 모색하고 있으며 식물 세포벽에 포함된 리그닌이라는 천연 고분자로부터 음극에 사용하는 탄소를 생성하는 방법 개발에 종사하고 있다.

더 번거로운 건 원료 조달처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예를 들어 배터리 양극에 사용되는 많은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되지만 이 국가에선 많은 채굴 작업에 아동 노동이 사용된다. 이 때문에 노스볼트를 비롯한 배터리 제조사는 아동 노동을 이용하는 생산자로부터 원료 구입을 피하기 위해 광산과 직접 거래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원료 출처가 추적하기 쉬워져 생산 기준 체크가 용이해진다는 것.

덧붙여 배터리 제조를 순환형 제조업으로 하기 위한 대처를 실시하고 있는 건 노스볼트 뿐만은 아니다.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제조 기업인 중국 CATL은 재생 가능 에너지 이용과 배터리 재료 재활용, 생산 공정 개선 등에 의해 배터리 제조에 있어 카본 풋프린트를 삭감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으며 실제로 전 세계 10개소에 있는 공장에서 수력 발전을 전력원으로 하는 시책을 도입하기 위한 대처를 실시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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