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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경쟁 시작된다

삼성전자가 접이식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는 건 오래 전부터 비밀이 아니었다. 2019년 시장에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미 나온 상태다. 물론 처음으로 제품을 내놓은 건 플렉스파이(FlexPai). 플렉스파이는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9.0에서 파생해 만든 워터OS(Water OS)를 채택하고 있다. 구부린 상태에선 디스플레이 크기는 7.8인치이며 화면 비율은 4:3, 해상도는 1920×1440을 지원하며 화소 밀도는 308ppi. 램은 8GB, 저장공간은 256GB이며 마이크로SD 카드 슬롯도 곁들였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접은 상태에서 화면 비율은 한쪽이 16:9 다른 한쪽은 18.(이며 해상도는 각각 1440×810, 1440×720. 물론 어떤 면에서도 조작을 할 수 있다. 접었을 때에는 가장자리에 21:6, 해상도 1440×390을 지원하는 화면이 나온다. 이 공간을 통해 모든 수신 통화, 메시지, 메일 같은 알림이 표시된다. 다른 화면으로 영상을 보면서 가장자리 화면으로 알림을 보거나 반대 화면에서 앱 작업도 할 수 있는 것. 멀티태스킹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한쪽에서 드래그앤드롭으로 파일을 옮길 수도 있다.

구부리는 쪽은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뒤쪽이다. 회사 측은 20만 회 이상 구부리는 테스트를 거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밖에 퀄컴 스냅드래곤 8코어 2.8GHz에 아드레노 640GPU, 배터리 3,800mAh, 2,000만, 1,600만 화소 듀얼 렌즈 카메라를 갖췄다. 판매 가격은 1,295달러에서 1,870달러 사이다.

비록 첫 번째 제품이라는 칭호를 빼앗겼지만 사실 가장 관심을 모은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역시 드디어 접이식 스마트폰의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모델명이 알려진 건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접이식 디스플레이는 인피티니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라고 명명했다. 개발자회의 기간 중 오랫동안 소문이 돌던 접는 스마트폰 데모기를 처음 선보인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단말 자체에 대한 자세한 디자인 등을 공개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회장 전체를 어둡게 하고 디스플레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외에 다른 건 공개하지 않았다. 디스플레이를 축소했다가 펼친 장면을 보여준 것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는 펼치면 7.3인치 태블릿 크기, 접으면 스마트폰처럼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바뀐다. 접으면 디스플레이 크기는 4.57인치가 되며 화면 비율은 21:9, 해상도는 1960×840, 화소 밀도 420dpi다. 펼친 상태로 바뀌면 7.3인치에 화면 비율은 4.2:3, 해상도는 2152×1536, 화소 밀도는 420dpi.

또 데모기의 경우 접으면 바깥쪽에 디스플레이가 하나 따로 있고 접은 디스플레이는 안쪽에 접힌 상태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개된 건 어디까지나 데모 기기인 만큼 실제 상용화하면 어떻게 디스플레이가 작동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외신은 해당 제품이 스마트폰으로 기능하는 커버 디스플레이와 기본 7.3인치 태블릿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기는 하다. 앞서 발표된 플렉스파이의 경우 삼성전자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와 달리 디스플레이를 바깥쪽으로 접으며 펼칠 때에도 디스플레이 하나로 이용할 수 있게 설계한 점과 다르다.

삼성전자 측은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 양산이 앞으로 몇 개월 안에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단순히 컨셉트 디자인을 제시한 게 아니라 제품화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가 접이식 기기를 공식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9년 접이식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구글은 타사 개발자도 접이식 스마트폰을 빠르게 지원할 수 있게 접이식 스마트폰용 지침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 밖에 뉴스앱인 플립보드도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 앱은 인피티니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인식해 화면 크기에 따라 표시 방법을 유연하게 바꿔준다.

 

삼성전자는 멀티 액티브 윈도(Multi Active Window)라는 앱 3개를 이용한 멀티태스킹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내년에 접이식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는 기업이 삼성전자만 있는 건 아니다.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 역시 자체적으로 접이식 스마트폰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애플 역시 마찬가지로 접이식 장치 특허를 취득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내년에는 접이식 스마트폰이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첫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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