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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어 불능 로켓 낙하로 사람이 죽을 가능성은?

지난 7월 31일 20톤이 넘는 중국 로켓 부품이 지구에 떨어져 유성 같은 화구를 목격했다. 며칠 뒤에는 호주에서 스페이스X 우주선인 크루-1 파편이 지면에 꽂혀 있는 게 발견되는 등 우주 개발이 진전되면서 우주 낙하 인공물이 줄 위험성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이런 낙하물로 인간이 희생될 위험에 대한 연구 결과가 학술지 네이처 어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게재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매일처럼 미소 천체가 쏟아지고 있으며 이 무게를 합하면 연간 4만 톤이나 된다고 한다. 또 100년에 1회 비율로 수십m 크기 천체가 대기권을 돌파해 지상에 충돌,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자연 우주 파편을 대신해 최근 새로운 위험이 되고 있는 건 인공위성을 발사한 로켓 부스터 부분을 비롯한 인공적인 우주 파편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과 빅토리아대학 연구팀은 2022년 7월 11일 발표한 논문을 통해 우주 공간에서 로켓 부품 거동이나 궤도, 떨어지는 지점 인구 밀도를 모델화하고 30년간 위성 데이터를 가미해 인공적인 우주 파편이 지구에 낙하하는 장소나 이에 의한 피해를 예측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방글라데시 다카, 나이지리아 라고스 등이 있는 위도에 인공 우주 파편이 떨어질 확률은 미국 뉴욕, 중국 베이징, 러시아 모스크바 등이 있는 위도보다 3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발사한 로켓이 낙하해오는 위험이 로켓 발사국이 아니라 적도 부근 개발도상국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제어할 수 없는 상태에서 대기권으로 재돌입한 로케이 10년간 인명에 피해를 줄 위험한 사상자 예상도 계산했다. 그 결과 1회 낙하가 10m2 면적에 치명적 파편을 흩트린다고 가정한 경우 앞으로 10년간 1명 이상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은 10%라고 나왔다. 작지만 올라간다는 것이다.

천연 우주 파편과 마찬가지로 인공위성과 로켓 파편 대부분은 지구에 떨어지더라도 재돌입할 때 불타기 때문에 인공 우주 파편이 떨어지는 위험은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 왔다. 따라서 우주 파편에 대한 이전 연구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인공위성이 여전히 작동하는 인공위성에 피해를 줄 위험 그러니까 우주선간 충돌에 초점을 맞추는 게 주였다.

하지만 로켓 발사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중국 장정5B 로켓처럼 우주와 지상 사이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10%라는 수치는 상당히 보수적 견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위험 증대에 대해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이 추진하는 재사용형 로켓이나 유럽우주기관이 계획을 진행 중인 포획 로봇 등 아이디어가 검토되고 있다.

또 유엔 우주 파편 감소 지침처럼 우주 파편을 억제하는 국제적인 규칙도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인 만큼 벌칙은 없다. 오존층 보호를 세계 공통 목표로 실효성 있게 각국에서 진행한 몬트리올의정서 같은 전례도 있지만 이런 규제는 남북 문제로 인해 북측에 위치한 선진국에서 영향이 나올 때까지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앞으로 점차 위험이 높아지고 개발도상국 사람에 위험을 미칠 로켓 낙하 등에 대해 연구팀은 2027년에는 인류 첫 인공위성 발사 70주년이라며 기념해야 할 해에 우주 파편에 관한 국제 조약을 강화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이 비준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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