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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무선랜 와이파이6이 등장하면

차세대 무선랜 통신 규격인 IEEE 802.11ax는 명칭이 와이파이6(Wi-Fi 6)으로 바뀌었다. 무선랜 규격 표준화 단체인 와이파이얼라이언스(Wi-Fi Alliance)가 지난 10월 3일(현지시간) IEEE 802.11ax의 명칭을 이 같이 바꾸겠다고 밝힌 것(관련내용).

와이파이얼라이언스가 개발한 새로운 명칭은 무선랜 규격 세대마다 숫자가 올라가는 간결한 형태다. 훨씬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형식을 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무선랜 관련 제품이 어떤 규격을 지원하고 있는지 또 어떤 게 더 최신 버전인지 여부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와이파이얼라이언스의 명칭 규정이 바뀌면서 영향을 받게 된 건 와이파이6 외에도 기존 IEEE802.11ac의 경우 와이파이5(Wi-Fi 5), IEEE802.11n은 와이파이4(Wi-Fi 4) 2개다. 제조사는 새로운 명명 규칙 변경에 따라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시각적으로 통합할 수 있고 어떤 세대 무선랜 규격을 사용 중인지 여부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와이파이 4, 5, 6이 어떤 아이콘으로 UI에 표시되는지만 보면 되기 때문.

와이파이얼라이언스 CEO인 에드가 피게로아(Edgar Figueroa)는 와이파이 사용자는 20년 가까이 기술적인 명명 규칙을 준수해 최신 와이파이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면서 이에 와이파이6처럼 새로운 명명 규칙을 도입해 업계나 사용자 모두 지원 기기가 어떤 세대 와이파이를 지원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와이파이6은 경기장이나 공공장소 등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환경에서도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성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단말 배터리 소비를 억제할 수있어 스마트홈이나 사물인터넷 등에도 최적인 와이파이 표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빠른 데이터 속도와 용량 증가, 고밀도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 개선된 전력 효율 같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얘기다. 와이파이6이 등장하면서 와이파이얼라이언스 인증 프로그램 역시 새로운 명명 규칙에 의거해 와이파이6의 경우 ‘Wi-Fi CERTIFIED 6’을 쓰며 이 인증은 2019년부터 시작된다.

그렇다면 와이파이6이 등장하면 현재 주류인 IEEE802.11ac 그러니까 와이파이5에서 뭐가 바뀌게 될까.

와이파이6은 이론상 최대 전송속도 9.6Gbps를 낼 수 있다. 기존 와이파이5의 6.9Gbps보다 빨라진다. 하지만 단순히 속도 뿐 아니라 여러 기기를 동시에 연결해도 통신 속도가 저하되지 않는 등 복잡한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호환성. 와이파이6은 기본적으로 와이파이5 등 하위 통신 표준에도 호환성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가장 큰 개선 사항은 무선 전파를 이용하는 환경이 혼잡한 고밀도 환경에서도 통신 속도를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사용자당 평균 처리량이 기존 와이파이5보다 4배 이상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와이파이5가 5GHz 대역만 지원했던 것에 비해 와이파이6은 2.4GHz와 5GHz 모두 지원한다. 또 서브캐리어 수를 4배 늘렸고 서브캐리어 간격을 4분의 1로 좁혀 기존 채널 대역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와이파이6은 기존 와이파이5와 마찬가지로 단말 여러 대를 연결할 때 다른 전파를 이용해 통신 전환을 할 필요 없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MU-MIMO를 지원한다. 다만 기존 와이파이5는 4대까지만 지원했지만 와이파이6은 빔포밍을 통해 2배인 8대를 지원한다. 또 기기마다 다른 MCS(Modulation and Coding Set)를 설정할 수도 있다. 빔포밍은 MU-MIMO 작동을 위한 채널 설정을 요구하는데 이를 위해 트리거 프레임(Trigger Frame)을 도입한다. 공유기는 모든 기기에서 빔포밍 피드백 정보를 수신하고 MI-MIMO 작동을 시킨다.

또 와이파이6은 동일 채널 대역폭에서 더 많은 사용자가 쓸 수 있도록 다중화를 위해 4G 통신에서도 쓰인 OFDMA(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을 채택했다. 와이파이5에서 이용했던 OFDM을 채널 대역폭에 따라 더 세세한 하위 채널로 분할, 더 많은 단말과 동시 연결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앞서 밝힌 고밀도 환경에선 채널을 사용을 놓고 비효율적인 충돌이 발생하는데 이 때 OFDMA는 20MHz 대역폭당 9명까지 사용자를 지원한다. 물론 40MHz라면 2배가 된다.

트리거 프레임은 기기에서 공유기로 공간 내 스트림 개수와 OFDMA 주파수 등 각종 정보 외에 단말별 송신 출력 증감 가능 여부, 전력 제어 정보까지 전송한다. 따라서 먼 곳에 있는 단말이라면 송신 출력을 높일 수도 있다. 또 공유기는 모든 단말에 전송을 시작하는 시간과 프레임 지속 시간을 지원한다. 모든 사용자로부터 전송이 동시에 완료되도록 할 수도 있다. 단말마다 번갈아 보낼 때 발생하는 지연시간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는 얘기다.

와이파이6은 활동 지속 시간에 대한 정보를 교환해 공유기와 기기간 충돌을 제어하는 TWT(Target Wake Time)도 지원한다. TWT 도달까지 단말은 대기시간으로 둘 수 있어 절전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와이파이6이 도입한 새로운 기술은 고밀도 환경에 대한 대책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앞으로 스마트홈 같은 사물인터넷 단말이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공항처럼 여러 단말이 좁은 범위에서 회선을 서로 빼앗는 환경에서도 통신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건 물론이다.

와이파이6은 아직 초안 상태지만 와이파이얼라이언스 측은 내년 가을까지 인증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일부 기업은 지원 라우터를 발표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와이파이6을 지원하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실용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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