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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공장, 애리조나 사막에 건설되는 이유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TSMC가 2021년 3월과 5월 미국 애리조나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미국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인 애리조나가 대량 물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 지역으로 꼽히는 이유는 뭘까.

반도체 기업이 애리조나에 공장을 건설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비가 적게 와 자연 재해 위험이 작다는 것. 애리조나 연간 강수량은 345mm. 애리조나가 위치한 미국 남부 연간 강수량이 1,270∼1,524mm인 것에 비해 4분의 1 정도 밖에 안 된다. 이런 기상 조건 덕에 애리조나는 미국 중에서도 허리케인과 토네이도 위험이 적은 지역이라고 한다.

또 일조 시간이 길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이 번성해 신재생에너지를 얻기 쉽다는 것도 장점 가운데 하나다. 애리조나에서 전체 전력 5%에 해당하는 520만kW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또 강수량이 적고 식물이 불규칙한 반점은 산불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될 수밖에 없고 지전이 적은 지역이다.

아무리 자연 재해가 적어도 비가 오지 않고 물 공급이 불안정하면 물이 대량으로 필요한 반도체 공장을 가동시키는데 불리한 듯하다. 사실 TSMC 본사가 위치한 대만에선 물 부족에 의해 반도체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 건설되는 반도체 공장은 물 재이용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물 부족 영향은 작다. 최근 반도체 공장 물 이용 실태에 대해 한 전문가는 반도체 공장에서 엄격하게 물을 재활용하고 마치 밀폐된 시설 실내 수영장 같다고 설명한다. 또 인텔이 애리조나에서 실시하는 물 재생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연간 35억 4,600망 리터 물이 재생된다. 이를 통해 인텔 물 사용량은 물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공급하는 쪽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인적 요인이다. 애리조나 주정부는 주내 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제도적 환경 정비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애리조나 대학도 반도체 관련 교육에 힘을 쏟는다. 또 인텔은 창업한지 얼마 안 된 시기에 애리조나에 진출해 이후 40년간 많은 직원을 애리조나에서 고용하고 있다. 이런 산학관 환경이 애리조나를 택하게 되는 이유라는 것이다. 인텔과 TSMC가 한 최근 발표는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지방 자치 단체 등 수많은 단체의 지원이 결실을 맺은 결과인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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