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목욕으로 운동 혜택 얻을 수 있는 이유?

건강을 위해 운동이 중요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라이프스타일과 신체상 이유로 일상적으로 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도 많다. 이런 문제 해결 방법으로 운동이 아니라 목욕에 의해 운동의 이점을 얻을 수 있을지에 주목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성인에게 필요한 것으로 주당 150분 이상 적당한 운동이나 75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4명 중 1명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 미국에선 성인 인구 중 40%가 운동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 부족이 가져오는 건강 피해 개선책으로 코번트리대학 연구팀은 목욕에 주목했다. 최근에는 목욕이 주는 이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사우나와 온수 욕조를 즐기는 게 심장질환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2020년 발표된 리뷰 논몬에선 정기적으로 사우나나 온천이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같은 낮은 강도에서 중간 강도 유산소 운동과 같은 이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나와 온천 효과는 핀란드에서 이뤄지는 장기 연구가 유명하다. 이 연구에서 중년 핀란드인 남성 사우나 빈도가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핀란드에서 사우나는 가난한 사람의 약국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선 일주일에 4∼7번 사우나에 간 사람은 일주일에 1번 들어간 사람보다 치명적인 심혈관 위험이 50%나 적었다고 한다. 또 사우나 빈도와 알츠하이머병 위험 사이에서도 유의한 관련성이 관찰됐다. 이런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건 정기적으로 열에 노출될수록 심혈관 관련 질환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다.

사람 몸이 열에 노출되면 체온이 상승하기 시작하며 체온 조절을 위해 과도한 열을 방출한다. 이 방법 중 하나는 피부 혈류 증가다. 피부 혈류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동맥과 모세혈관이 확장한다. 따라서 혈류 증가에 따라 세포 촉진과 혈관 복구, 보호하는 다양한 분자가 생산되어 혈관으로 이송된다.

사우나와 온천이 다른 건 온천에는 수압이 따른다는 것. 수압은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 도움을 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직 과학적 증명은 없지만 앞으로 심혈관 건강 개선을 위해 온천 요법이 권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배경으로 운동으로 얻는 효과가 온천으로도 얻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한 연구팀은 피험자에게 온천과 적당한 사이클링을 받아 생리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운동은 에너지 소비가 크다는 점이 다르지만 신체 핵심 온도와 심장에 비슷한 상승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피험자 핵심 온도와 쾌적함이 유지될 수 있도록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물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됐다. 일반 가정에서 목욕을 하면 물 온도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내려가 실험과 완전히 같은 내용을 재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또 온천이나 사우나를 장시간 계속하면 기립성 저혈압에 의해 현기증과 균형 상실, 실신 등 증상이 나오고 탈수 위험도 있다. 이런 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실험에선 40.5도 물에 60분 담그면 핵심 온도가 1.5도 상승한다고 나타났지만 여기까지 체온을 높이지 않더라도 일반 목욕 범위에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옐을 들어 한 연구팀은 핵심 온도를 0.6도 증가시키는 목욕을 주 3회, 6주에 걸쳐 계속해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어 혈당치를 제어하는 인슐린 감수성이 증가해 운동 효과를 향상시켰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온천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듯 운동과 온천을 모두 하면 개별적으로 하는 것보다 심혈관 건강 증진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편 기본적으로 체중 감량은 섭취 칼로리보다 소비 칼로리를 많이 하는 걸 실현하기 위해 칼로리 소모가 적은 사우나나 온천으로 체중 감량 달성은 어렵다. 또 사우나와 온천은 근육 수축과 뼈에 부하를 줄 수 없기 때문에 근육량과 골밀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온천이나 사우나는 열에 의해 운동 능력, 기능적 능력을 높이기 때문에 운동하기 어려운 사람이 앞으로 운동을 하기 위한 입구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팀이 주목한 건 운동 후 온천이 의료 혜택을 극대화시킬 가능성이다. 아직 예비 연구 단계지만 피험자에게 사이클링을 한 뒤 온욕을 해달라고 하자 핵심 온도와 심박수가 높아져 건강상 이점이 커질 가능성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