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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 유발? 인공고기는 안전한가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는 100% 식물성 원료를 이용한 인공고기로 소고기의 식감이나 냄새, 맛까지 재현했다. 빌 게이츠를 비롯해 수많은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이끌기도 했고 미국과 홍콩 등에 매장을 내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임파서블푸드를 상대로 동물단체인 PETA가 안전성 테스트를 위해 실험용 쥐 188마리를 희생시켰고 임파서블푸드 자체에도 발암 성분이 있다고 비난해 눈길을 끈다.

물론 임파서블푸드에 대한 우려는 이전에도 있었다. 미국 식품의약청 FDA가 안전 데이터 제공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FDA가 식품 안전성 관련 데이터 제출을 요구한 것. 문제가 된 건 고기와 같은 맛이나 모양, 육즙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레그 헤모글로빈(leghemoglobin)이라는 성분을 이용했는데 이 성분은 천연 상태에선 콩 뿌리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FDA는 임파서블푸드에 들어간 유전자 재조합 효모를 이용해 생성한 인공 레그 헤모글로빈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또 레그 헤모글로빈에 대해 FDA 승인을 받지 않았고 안전성 확인 과정과 조사 내용도 FDA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파서블푸드가 인공고기 제조에 핵심 요소로 쓴 레그 헤모글로빈은 식물성 유래 성분이지만 실제 고기 같은 질감을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다. FDA 측은 당시 레그 헤모글로빈이 식품에 쓰인 전례가 없는 만큼 인간에 대한 안전 인증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임파서블푸드 측은 당시 회사가 FDA 식품 규제를 완벽하게 준수하고 있으며 안전하다면서 음식물에 대한 투명성 확보는 중요하다면서 실험용 쥐를 사용한 실험을 통해 성분이 안전하다고 입증하는 데이터를 추가로 FDA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안전성 테스트를 위해 실험용 쥐 188마리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선 실험용 쥐에게 인간이 보통 섭취하는 것보다 많은 레그 헤모글로빈을 섭취하게 하고 건강에 영향이 주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PETA 측은 이 실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동물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과학자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강행했다는 점을 비난한 것. 물론 이에 대해 임파서블푸드는 어려운 딜레마지만 수십억 마리에 달하는 소를 구하기 위해 실험용 쥐를 이용한 실험을 결정한 것이라면서 인도적 방법으로 동물 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8월 들어 PETA 측 활동가들이 임파서블푸드에 대한 공격을 한다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네거티브 캠페인이나 대량 이메일 발송 등으로 업무에 지장을 주는 항의가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물론 단순히 동물 실험만을 비난한 건 아니다. PETA 측은 임파서블푸드에 들어간 레그 헤모글로빈에는 일반 고기에 들어간 헤모글로빈보다 많은 철분이 들어가 있다면서 철분 과잉 섭취에 의한 발암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철분 과잉 섭취가 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실제로 나와 있다. 하지만 임파서블푸드를 이용한 버거를 먹은 정도로 철분 과잉 섭취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 역시 정상적인 장 기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음식물로 철분 과잉 섭취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임파서블푸드를 둘러싼 안전성 공방을 떠나 앞으로 인공고기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임파서블푸드는 단순히 베지터리안을 위한 제품은 아니다. 소나 돼지를 사육해 지구에서 목초나 사료, 물 부족 사태 등 지구 규모로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공고기에 주목하는 것이다. 임파서블푸드의 경우 오클랜드에 대형 인공고기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인데 완공되면 월 450톤에 달하는 인공고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임파서블푸드 측은 기존 소고기를 이용한 햄버거보다 4배나 되는 현재 임파서블푸드의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 지금보다 생산량이 250배에 달하는 만큼 매장 1,000개 이상에 고기를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파서블푸드 외에도 인공 닭고기를 만드는 멤피스미트나 구글 공동 창업자 중 하나인 세르게이 브린이 투자한 네덜란드 기업인 모사미트 등 수많은 푸드 스타트업이 인공고기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만간 인공고기가 외식 산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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