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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도 아마존이 온다

아마존이 자동차 제조사가 자사의 음성인식 비서 기능인 알렉사를 도입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개발키트인 알렉사 오토 SDK(Alexa Auto SDK)를 깃허브에 공개했다. 알렉사 오토 SDK는 스트리밍 기능과 스마트홈 제어 기능, 날씨 등 다양한 기능을 알렉사로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차량용 알렉사인 알렉사 오토(Alexa Auto)를 이용할 수 있는 것.

알렉사 오토는 전화 통화나 GPS를 활용한 내비게이션 검색을 통해 식당이나 극장 같은 로컬 검색을 할 수 있다. 또 아마존 뮤직과 오디블, 아이하트라디오 같은 서비스를 통해 음악이나 오디오북을 실시간 스트리밍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알렉사 오토는 올해 하반기부터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BMW나 도요타 같은 완성차 제조사는 물론 앵커나 가민 등은 오래된 구형 차량에서도 알렉사 오토를 쓸 수 있게 차량에 연결하는 타입 알렉사 단말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물론 개발자나 기업이 알렉사 오토를 적용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알렉사 오토를 탑재한 차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건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알렉사 인사이드’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BMW는 올해 중반 이후부터 BMW와 미니(Mini) 모든 차종에 알렉사를 표준 탑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BMW 차량을 이용하면 따로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알렉사 기능을 곧바로 쓸 수 있게 된다는 것. 당시 BMW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알렉사로 타이머를 설정하고 알렉사가 카운트다운을 음성으로 해주면 경주를 시작한다. 또 주행 중에는 알렉사에게 좋아하는 재생 목록을 틀어달라고 명령하면 음악이 재생되고 날씨를 물으면 알려준다. 또 피자를 주문하거나 차고 문을 열라는 명령을 하고 차고로 돌아가면 알렉사에게 드라이브가 어땠냐고 묻기도 한다.

알렉사를 탑재하면 차량 내에서 알렉사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차고 문을 여닫거나 날씨나 실시간 교통 정보를 확인한다. 피자를 주문하고 아마존에서 쇼핑을 할 수도 있다. BMW는 이미 지난 2016년에도 알렉사에 BMW 커넥티드 스킬(BMW Connected Skill)을 내놓고 차량 에어컨과 키를 음성 조작할 수 있게 한 바 있지만 BMW 차량에 표준 탑재하게 되면 알렉사의 활용도는 더 높아지게 된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가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이 지난 7월 12일 국내에서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서비스 출시를 공식화한 것. 안드로이드 오토는 디스플레이를 갖춘 차량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연결해 내비게이션이나 음악 감상, 전화나 메시지 등 각종 기능을 알렉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음성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2015년부터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차량을 선보여 왔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2015년 이후 현대기아자동차 전 차종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안드로이드 오토의 경우 지금까지 50개 자동차 브랜드 차량 모델 500개 이상이 지원하고 있다.

이번 아마존의 알렉사 오토 출시로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BMW 측은 알렉사 탑재를 발표하면서 음성이 미래 차량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면서 목소리로 콘텐츠를 즐기거나 차량과 상호 작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BMW에 알렉사를 탑재하면서 자동차 분야에 진출할 발판을 얻었다면 이번 알렉사 오토 출시로 포식자의 영역을 자동차 시장까지 본격화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이 시장에도 아마존이 온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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