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원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3월 3∼4일 열린 자사 개발자 연례회의인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Microsoft Ignite)에서 복합현실 플랫폼인 마이크로소프트 메시(Microsoft Mesh)를 발표했다. 또 포켓몬GO를 개발하는 나이언틱과 공동으로 홀로렌즈를 통해 현실 세계 내에서 포켓몬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메시 버전 포켓몬GO 데모 영상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이용한 복합현실 플랫폼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는 멀티 플레이어로 세계를 공유하는 게임이나 원격지 사용자가 서로 복합현실 방에 모여서 공동 작업을 하는 리모트워크, 원격 진료와 이벤트, 교육과 연구 등 응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반투명 홀로그램처럼 상대방 공간에 나타나는 홀로포테이션을 이용한 상태와 실시간 동기화를 한 공동 작업, MR이나 VR 헤드셋 혹은 PC나 스마트폰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멀티 디바이스 지원, 애저 클라우드 기반 세션 관리와 사용자 관리 등을 특징으로 삼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원격 회의 서비스인 팀즈(Teams)나 다이내믹스365(Dynamics 365)와의 통합도 계획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는 이렇듯 플랫폼을 공유해 멀리 떨어진 사람과 쉽게 대화를 즐기고 가상현실 공간을 공유할 수 있다. 홀로렌즈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은 서로 같은 홀로그램을 볼 수 있다는 건 마술이라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는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아바타 생성 기능 구현도 예정하고 있다. 마이크소프트 애저를 응용해 공간 렌더링과 실시간 원격 세션이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는 홀로렌즈를 비롯한 다양한 복합현실이나 가상현실 헤드셋을 지원할 예정으로 스마트폰이나 PC, 태블릿 등 갖은 디바이스에서 작동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를 지원하는 타사 응용 프로그램도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해양 관련 교육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오션엑스(OceanX)는 마이크로소프트 메시와 협력을 발표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메시 대응 앱인 홀로그래픽 라보(Holographic Labo)를 발표하기도 했다.
홀로그래픽 라보는 선상에서 전 세계 연구실이나 사무실에 있는 해양 생물 모델과 데이터를 호출해볼 수 있으며 다른 연구자와 가상현실 공간을 공유하면서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
또 포켓몬GO를 개발하는 나이언틱은 디지털과 현실 세계 경계에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걸 목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발표했다며 나이언틱은 어디까지나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면서 개념 증명 데모로 마이크로소프트 메시 버전 포켓몬GO를 공개했다.
손을 들면 인벤토리가 현실 공간에 표시되고 몬스터볼을 던지면 파키츄가 등장한다. 포켓몬에 열매를 주는 것도 가능하며 자신의 발밑에 포켓몬이 따랑오는 것 외에도 다른 플레이어가 이끄는 포켓몬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 존 행키 나이언틱 CEO는 마이크로소프트 메시 버전 포켓몬GO가 새로운 증강현실 가능성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모두에서 미래 진화를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나이언틱은 자사가 직접 증강현실 앱을 위한 플랫폼인 나이언틱 리얼월드 플랫폼(Niantic Real World Platform)도 개발 중이다. 이미 외부에도 제공을 시작하고 있지만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자사 플랫폼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행사 기간 중 실시간 번역과 문자를 지원하는 회의용 스마트 스피커인 인텔리전트 스피커(Intelligent Speaker)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인텔리전트 스피커는 비디오 통화 등을 할 수 있는 회사 업무 협업 도구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를 위한 장치다. 탑재한 AI와 7 어레이 마이크는 10명까지 참가자를 자동 식별해 발언 내용을 텍스트로 인식할 뿐 아니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것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문자 인식과 번역 기능에 대한 개인 정보 보호 문제에 관해선 특정인에 대한 발언자 자동식별, 자동 문자 인식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한다. 개인 정보와 보안 수준은 사용자 측에서 설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텔리전트 스피커 개발을 담당하는 곳은 중국 전화기기 대기업인 예링크(Yealink)와 젠하이저 산하 음향기기 브랜드인 이포스(EPOS)다. 가격과 정확한 출시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 하반기 한정 수량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