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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시가총액이 높은 이유는 뭘까

테슬라는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대체 왜 테슬라는 이렇게 높은 시가총액을 자랑하고 있을까.

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자동차 제조사로는 신흥 기업이며 첫 상용 차량인 테슬라 로드스터를 출시한 건 2008년.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한 건 2010년이다. 그런데 최근 테슬라 주가는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2019년 12월 주가는 400달러를 넘었고 2020년 6월 10일 단숨에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시가총액이 도요타에 육박했다. 마침내 2020년 7월 테슬라 시가총액은 2,072억 달러에 도달해 도요타를 넘어섰다.

이후에도 급격한 기세로 주가가 상승하더니 11월에는 시가총액이 5,150억 달러에 도달했고 CEO인 엘론 머스크는 총 자산 순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2위를 차지했다.

2020년 12월 테슬라 시가 총액은 6,160억 달러를 넘겨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전체를 합친 시가총액 중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2001년만 해도 자동차 시가총액 1위는 942억 2,800만 달러를 차지한 도요타, 2위는 561억 6,100만 달러인 다임러가 차지했고 혼다와 포드, 폭스바겐 등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가 설립된 2003년 시점에도 2위 혼다와 3위 다임러 등 순위에 다소 변동이 있지만 상위 제조사는 2001년과 다르지 않다. 2005년 도요타 시가총액은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건 2010년. 물론 이 때만 해도 도요타와 폭스바겐, 다임러, 포드 등 상위권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2017년이 되면 스바루나 포드 시가총액은 테슬라보다 낮아지고 2020년에는 엄청난 속도로 시가총액이 상승하며 도요타를 제쳤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10배나 급성장했다. 하지만 테슬라 수익과 출하대수가 도요타를 비롯한 다른 제조사를 크게 웃돈 건 아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2019년 36만 7,500대를 출하했고 2020년에는 50만 대 이상 출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도요타는 2020년 10월에만 92만 대 이상 자동차를 출하했다.

테슬라는 판매량에선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큰 차이가 있다. 테슬라 2020년 예상 매출은 280억 달러지만 폭스바겐의 경우 2,99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런데 도대체 왜 시장 점유율과 수익이 작은 테슬라 시가총액이 이렇게 높아질까. 시장은 도요타와 폭스바겐, 다임러를 자동차 기업으로 보지만 테슬라는 기술 기업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자동차는 앞으로 성장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산업이지만 기술 기업은 예상을 뛰어 넘는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

요인을 몇 가지 살펴보면 먼저 전기 자동차의 장점. 여전히 아직까지 전기 자동차 시장은 탄생하지 얼마 안됐고 전 세계에서 팔리는 자동차 중 전기차 비중운 1% 미만이다. 하지만 중국은 전기 자동차 비중이 전체 중 5%를 넘어섰고 2030년에는 많은 선진국에서 50%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테슬라는 전기 자동차의 장점을 갖춰 시장이 이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자율주행 기능. 테슬라는 2020년 10월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베타 버전을 배포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어 수익 증가 속도. 테슬라 수익은 다른 자동차 제조사보다 작지만 10년 전에는 수익이 1억 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수익을 28배나 증가시켰다. 이렇게 큰 수익 증가는 도요타나 폭스바겐은 달성하지 못한다.

이어 태양광 발전 등 에너지 저장 시스템. 테슬라는 자동차로 얼굴 뿐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하는 축전지 개발, 판매를 실시하고 있으며 스마트워치 개발에 참여하는 등 기술 기업으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다음은 테슬라 브랜드 확립이다. 테슬라는 시장 점유율은 작지만 확고한 테슬라 브랜드를 확립하고 있고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는 엘론 머스크라는 CEO의 존재도 테슬라 브랜드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마지막 이유로는 테슬라가 실제로 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 역사에서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테슬라 비즈니스 모델에서 실제로 이익을 올릴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2019년 3분기부터 테슬라는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업에서 수익을 올린다는 걸 보여줬다. 이런 점이 평가되면서 테슬라 시가총액은 다른 자동차 제조사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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