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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위성…글로벌 인터넷 시대를 예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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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SpaceX)가 2월 22일(현지시간) 팔콘9 로켓 발사를 실시했다. 이번 발사에서 스페이스엑스는 위성을 이용한 글로벌 인터넷 통신 프로젝트인 스타링크(Starlink) 테스트를 위한 위성 2기를 쏘아 올렸다.

팔콘9 로켓에 탑재한 건 스페인 정부가 의뢰한 정찰위성인 파즈(PAZ) 외에 스타링크 테스트용 인공위성인 마이크로샛-2a(Microsat-2a)와 마이크로샛-2b(Microsat-2a) 2기. 물론 이번 발사에선 스타링크용 인공위성 발사 외에도 기존에 진행하던 로켓 회수와 재활용 기술 테스트, 페어링이라고 불리는 고가 부품을 회수하는 실험 등도 병행했다.

발사는 성공적. 발사 후 11분이 지난 다음 파즈 위성과 스타링크 위성은 모두 성공적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위성 같은 걸 발사할 때에는 고열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해 원뿔 형태로 생긴 부위에 보호 커버를 씌운다. 이 보호 커버는 가격만 해도 600만 달러에 달해 로켓 전체 발사 비용 가운데 무려 10%를 차지할 정도. 지금까지 보호커버는 회수를 해왔지만 낙하산으로 해상에 낙하시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스페이스엑스는 낙하산을 이용하고 거대한 그물을 장착한 선박으로 회수하는 테스트를 한 것. 다만 이 바다에서 이뤄진 이 실험은 실패했다고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물론 이번 발사에서 중요한 얘기는 스타링크다. 스타링크는 전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려는 프로젝트다. 이번 발사는 위성을 이용한 글로벌 인터넷 통신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인공위성을 이용한 글로벌 인터넷 통신 서비스는 구글이나 원웹(OneWeb), 비아샛(ViaSat) 등이 구상하거나 계획 중이다. 스페이스엑스 역시 마찬가지다. 인공위성으로 인터넷 통신 서비스를 한다면 가장 큰 장점은 지상에 위치한 기지국이나 케이블 등 복잡한 시설이 없어도 어디서나 넓은 커버리지를 대상으로 인터넷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 높은 활용도를 기대할 수 있는 것.

스페이스엑스는 이미 지난 2016년 미국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연방통신위원회에 위성 인터넷 구축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다. 2015년에도 스페이스엑스 자체 이벤트에 등장한 엘론 머스크는 거대한 글로벌 통신 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있다면서 지구상 모든 장소 뿐 아니라 우주 공간에서도 쓸 수 있는 인터넷 환경 구축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16년 당시 스페이스엑스가 FCC에 신청한 바에 따르면 이 구상은 고도 1,150km에서 1,325km 사이 저궤도에 위성 4,425개를 오는 2019년 발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현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 중인 휴즈넷(HughesNet) 같은 곳은 고도 3만 5,000km 정도인 중궤도에 위성을 배치한 것과 달리 저궤도에 위성을 포진하도록 하는 것이다.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 현재 위성 인터넷 통신의 경우에는 지구와 인공위성 사이의 거리 탓에 적어도 600ms 가량 지연시간이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에 더 가까운 저궤도에 인공위성을 배치하면 이런 지연시간을 유선 인터넷망과 마찬가지로 25∼35ms까지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섬유를 이용한 통신 서비스 수준인 만큼 기존 위성 통신 서비스와는 비교가 안 된다. 그 밖에 신청서에 나온 위성통신 능력은 다운링크 용량이 기가당 17∼23Gbps. 초기에는 위성 800개를 배치해 전 세계 광대역 연결을 제공하고 모든 위성 배치가 끝나면 적도에서 양극까지 포함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스페이스엑스의 계획은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만일 스페이스엑스가 인공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제공 허가를 받으면 원웹과 스페이스노르웨이, 텔레샛에 이어 FCC 인가를 받는 4번째 기업이 된다. 아지트 파이(Ajit Pai) FCC 위원장은 만일 스페이스엑스가 승인을 받게 된다면 미국 기업이 제공하는 차세대 저궤도 위성 기술을 이용한 첫 인터넷 통신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사한 스타링크 데모 위성의 경우에는 FCC에 사전에 서류를 제출하고 이미 허가를 받은 것이다. 아지트 파이 위원장은 스페이스엑스를 비롯한 기업이 위성 인터넷 통신 서비스 개선을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하려 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위성 기술이 통신 기지국이 닿지 않는 농촌이나 생활이 어려운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스엑스가 FC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한 스타링크 위성은 엔지니어링 검증을 위한 것으로 우주나 지상 기반 기술 평가를 위한 것이다. 이번에 쏘아 올린 스타링크 위성은 고도 511km를 돈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고도 1,110∼1,325km 저궤도를 돌게 된다.

스타링크의 본격 서비스용 위성은 2019년에 발사하지만 4,425대를 전부 쏘아 올리는 건 2024년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엑스가 스타링크를 통해 계획대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 막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페이스엑스가 내부 자료를 통해 2025년 사용자 4,000만 명을 확보하고 연 매출 30억 달러(한화 3조원대)를 추산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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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열기구를 이용해 전 세계에 와이파이 네트워크 접속을 할 수 있게 하려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을 지난 2013년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은 그 뿐 아니라 오랫동안 하늘 위에 머물면서 인터넷 통신을 돕는 드론 개발을 위해 타이탄에어로스페이스(Titan Aerospace)를 인수한 바 있고 페이스북은 같은 드론 개발 업체인 어센타(Ascenta)를 인수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원웹 역시 지난 2015년 에어버스와 제휴 계약을 맺고 소형 통신 위성 900대를 공동 설계, 제조하는 조인트벤처 출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원웹은 스페이스엑스와 마찬가지로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을 투입해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웹은 150kg 이하 소형 위성을 대당 50만 달러 이하로 제조해 저궤도에 투입, 초당 10테라비트 대용량 통신을 계획하고 있다. 원웹 역시 본격 운용 시작을 2019년으로 잡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저렴한 인터넷 접속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게 목표다.

드론 혹은 위성을 이용한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를 더 큰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국이라면 인터넷 환경은 이제 당연해졌다. 하지만 실제로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건 전 세계 인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7억 명 뿐이라고 한다. 3분의 2는 여전히 인터넷에서 고립된 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이제 생활을 변화시킬 만큼 파급력을 지니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런 환경에서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진짜 글로벌 인터넷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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