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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서블 스마트폰? 갤럭시X이 나온다면…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드디어 나올까.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이는 플렉서블 스마트폰인 갤럭시X(Galaxy X. 가칭)이 올해 하반기 나올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가 공식 발표를 한 건 아니지만 오랫동안 컨셉트 디자인에 자주 등장했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이 결합된다면 앞으로 스마트폰의 방향성을 바꿀 만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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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온 얘기를 모아보면 이렇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플렉서블 스마트폰은 AMOLED를 탑재한 듀얼 디스플레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은 조금씩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 이전 모델과 차별화를 꾀해왔다(적어도 하드웨어 측면에선). 그런데 듀얼 디스플레이가 등장한다면 이런 대화면 차별화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꽤 오래 전부터 보여졌다.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특허 출원한 스마트폰의 경우 중앙에 주름진 구조를 취해 스마트폰을 다양한 형태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이 주름처럼 된 부분은 접을 수 있다. 접는 각도는 조절할 수 있어 통화를 할 때에는 폴더폰처럼 화면을 비스듬한 상태로 놔둔 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또 다른 특허에서 접을 수 있는 대화면 디스플레이 관련 내용을 출원하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런 축소형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미국에서만 30건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중 일부는 이번에 얘기가 나오는 지갑처럼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형태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몇 년 전부터 관련 특허 출원을 해왔다는 건 그만큼 관련 제품 생산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고 볼 수 있는 대목.

이처럼 삼성전자가 출원해온 특허를 보면 갤럭시X는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접는 북(Book) 스타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2개를 접으면 스마트폰을 작은 상태로 유지하고 펴면 7인치가 넘는 널찍한 화면으로 바뀐다. 7인치라면 이제껏 초대형이라도 6인치대 초반에 머물던 스마트폰을 단숨에 태블릿 수준으로 확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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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접이식 스마트폰은 이미 등장한 상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ZTE가 선보인 액슨X(Axon M)가 그 주인공. 갤럭시X가 나온다면 이 제품처럼 각진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제까지 삼성전자는 자사의 프리미엄 제품에선 디자인이나 시각적 차별화를 위해 이른바 엣지(Edge) 디자인으로 불리는 곡면 디자인을 택해왔다. 하지만 각진 형태가 된다면 엣지 디자인을 버려야 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무게가 늘어나기 십상인 북 스타일 스마트폰은 경량화나 소형화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엣지 디자인을 버리고 평면 디스플레이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노트처럼 넓은 화면을 앞세우거나 엣지 디스플레이를 써서 시각적 디자인 차별화를 주는 형태로 고가 제품군을 형성하고 애플에 맞서왔다. 이런 점에서 갤럭시X은 가격대가 100만원을 훌쩍 넘겨버린 아이폰X과의 경쟁을 위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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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듀얼 디스플레이를 쓰게 되면 그만큼 가격도 상당하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만일 1,000달러(한화 108만원대)가 넘는 모델이라고 해도 이 같은 듀얼 디스플레이에 대한 부담으로 SoC나 메모리, 저장장치를 최고사양까지 끌어올리기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지난 1년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양상을 보이면서 10% 가량 시장이 줄어든 상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비용으로 곧바로 이어질 사양 설정에 고민이 더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벽을 뚫고 듀얼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갤럭시X으로 성공을 거둔다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엣지 디자인에서 플렉서블로 바뀌게 될 것이다. 또 갤럭시X이 나온다면 듀얼 디스플레이 아래쪽에 다시 디스플레이를 더한 폴더블 타입 스마트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갤럭시X을 어떤 형태로 언제 내놓을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루머로는 갤럭시X은 올 하반기 정식 발표될 전망이다. 만일 이 제품이 나온다면 전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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