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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깃허브 꿈꾸는 기티, 왜?

미중간 대결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 기업은 소비자 인터넷 서비스가 시장을 지배한다고 할 수 있지만 하드웨어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등 지원 기술은 아직도 미국과 유럽이 쥐고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분쟁이 기술 기업으로 확산되면서 사용자나 클라이언트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수입 칩에 발이 묶인 화웨이는 해외 기술에 의존해온 지금까지 중국 기업의 약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기술 커뮤니티를 불안하게 하는 또 다른 분야는 소스코드 호스팅이다. 중국 개발자는 깃허브(GitHub)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013년 중국 정부가 깃허브 이용을 금지했을 당시 구글 차이나 사장을 맡았던 리카이푸(Kai-Fu Lee)는 깃허브 내에서 중국은 회원수로 4위이며 깃허브를 차단하면 자국 프로그래머에게 피해를 입히는 동시에 경쟁력과 능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미중 갈등이 확산되면서 중국 내 개발자 커뮤니티는 정치 분쟁이 깃허브 사용을 저해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예는 이전에도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산하인 깃허브는 2019년 7월 이란과 시리아, 크림 등 미국이 제재를 가한 국가에 서비스 일부를 차단함 바 있다.

창업 7년을 맞은 기티(Gitee)는 기업 소스코드를 지역화하려는 중국 내 노력을 대변한다. 중국 정부의 기술 정책 수립을 하는 중국공업정보기술부(MIIT)는 최근 기티를 기반으로 중국에서 오픈소스 코드를 호스팅하는 독립 플랫폼을 만드는 걸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소스차이나(Open Source China)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실시한다. 오픈소스차이나는 심천에 위치한 중국 기업과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해 기티를 지원한다. MIIT를 비롯한 정부 주도 노력에 일부 연구 대학이 지우너하고 민간 부문도 참여한다. 10곳으로 이뤄진 기업 그룹에는 화웨이도 포함되어 있다.

깃허브는 미국 제재 발표 직후인 2019년 8월 열린 이벤트에서 화웨이 임원인 왕 청루(Wang Chenglu)는 중국에 오픈소스 코드를 유지 보수하고 관리하는 독자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없으면 자국 내 소프트웨어 산업은 통제 불가능한 요소에 취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티 측 주장에 따르면 현재 1,000만 오픈소스 저장소를 호스팅하고 잇으며 지금까지 500만 명 이상 개발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고 한다. 물론 깃허브에는 저장소가 1억, 전 세계 사용자 수는 2019년 11월 기준으로 3,100만 명이다.

문제는 기티 플랫폼에 중국 개발자가 깃허브에서 옮길 만한 매력과 장점이 있는지다. 또 국내 경쟁자로 텐센트가 지원하는 코딩닷넷(Coding.net)도 있다. 물론 기티 측은 해외 시장에는 깃허브를 비롯한 여러 플랫폼이 있지만 중국에선 다양한 조직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보급을 위해 노력 중이며 기티도 이런 조직 중 하나라고 말한다. 오픈소스 생태계는 모래알로 탑을 쌓는 과정과도 같다. 기티는 중국에서도 중국판 깃허브가 성립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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