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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리모트워크 도입 후 4가지 변화”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로나19 대책으로 도입한 리모트워크가 직원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꿨는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에선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르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3월초 리모트워크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로나19가 직장이나 교육 현장에 가져온 변화에 대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인 나탈리에 싱거-베루시(Natalie Singer-Velush)는 리모트워크가 직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인 모던워크플레이스트랜스포메이션(Modern Workplace Transformation) 종사가 350명과 다른 직장 직원의 협력 관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집한 데이터에는 익명화한 이메일, 일정, 메신저, 메타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 그 결과 4가지 변화가 나왔다.

첫째는 회의가 짧아진다는 것. 가장 놀라운 건 회의 본연의 자세 변화다. 구체적으론 30분 이하 미팅이 22% 늘어난 반면 1시간 이상 회의는 11% 줄었다. 또 미팅시간 하나당 감소한 반면 회의 횟수는 증가하고 회의에 소요된 시간 총합은 10% 증가했다고 한다. 이 결과에 대해 복도와 커피머신 옆에서 우물가 공론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회의가 짧아지는 건 상부 명령이 아니라 자발적 변화에 의해 발생했다며 직원 감정을 분석하는 조사 결과는 직원이 이런 변화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한다. 앞으로 1시간에 달하는 모임은 정말 그렇게 오랜 시간을 사용하는 게 현명한지 엄격한 잣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는 관리직은 고생했지만 부하직원에게 좋은 영향이 있었다는 것. 리모트워크 이행으로 미국 본사에서 조기에 열린 중국 직장 관리직 통화 시간이 365시간에 주 14시간 등 2배로 높아졌다. 또 관리자가 주고받는 메신저 수도 115% 증가해 2배 이상 늘었다. 미국에선 관리자가 조정에 시간을 갖고 있었을 뿐 아니라 직원 전체 노동시간도 늘었다. 다만 관리직과 1:1 미팅을 많이 한 직원은 노동시간 증가가 적었다. 관리자와 자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직원은 리모트워크에 의한 근무시간 증가가 적게 억제됐다는 얘기다. 이 결과는 경영진이 우선순위와 시간 절약을 지원해 리모트워크의 부정적 측면에서 부하직원을 지키고 있었던 걸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셋째는 직장과 개인간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것. 일하ᅟᅳᆫ 시간대의 경우 리모트워크 시작 전에는 점심시간을 사이에 두고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큰 피크가 있었던 메신저 수는 리모트워크 시작 후 평준화되고 있다. 리모트워크 시작 이후에는 18시 이후 메신저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점심시간 중 메신저 교환이 25%나 줄었지만 이후에는 10% 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18시부터 24시까지 메신저는 52%나 증가했다. 또 주말에 공동 작업 시간이 10분 미만 직원 수는 3배 늘었다. 이 변화는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의도했거나 기대했던 건 아닌 리모트워크로 인한 변화다.

넷째는 직원끼리 연결은 끊어지지 않았다는 것. 리모트워크를 통해 직원이 일하는 환경이나 작업 리듬이 변화한 만큼 직원간 네트워크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에서 일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직원 9만명의 인간관계를 측정한 결과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직원이 인간관계를 확대하고 있으며 자신의 직장 뿐 아니라 다른 직장 직원과도 교류하게 됐다고 한다.

리모트워크 중인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끼리 오간 교류 중에는 모두 같은 시간에 점심을 먹는 것이나 파자마데이, 애완동물을 서로 보여주는 것 등 독특한 것도 있었다. 이런 온라인 교류 횟수는 1개월간 10% 증가했다고 한다.

귀속 의식은 인간의 핵심적 욕망 중 하나이며 연결을 느끼면 의욕이 더해지는 점에서 인간관계가 중요할 수 있다. 또 일하는 방식이 코로나19 발생 전이나 리모트워크 도입 전과는 영원리 다른 것이 되어 버렸을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런 변화에 대해 배우는 게 앞으로 수개월에서 몇 년간 조직 탄력성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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