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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노동력 자동화 촉진시킬까

코로나19 대책으로 각국이 도시 봉쇄나 경제 활동 제한을 실시하면서 실업률이 전 세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과 동시에 부상하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려는 움직임이다.

퀸즐랜드대학 로봇 공학자인 조나단 로버츠에 따르면 로봇에 의한 자동화로 많은 일이 사라져 버리는 것 아니냐는 문제에 대한 논의는 2013년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눈문을 계기로 확산됐다. 이 논문에선 행정지원복지사가 전화 판매, 보험회사 접수 등 다양한 직업이 자동화될 가능성을 지적했고 많은 이들이 자동화에 의한 실업을 우려하게 됐다.

하지만 자동화가 진행되면 직접적으로 실업자가 증가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당연히 일부 자동화는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는 것이지만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기존 직원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또 고용 수를 고려할 범위가 일부 지역인지 국내인지 아니면 세계인지에 따라 대답은 달라질 수 있다.

이미 로봇은 선진국에선 널리 이용되고 있다. 공장 등에서 반복 작업은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고 있는 것.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겠지만 틈새 제조나 첨단 기술을 요구하는 항공우주산업 등 현장, 독특한 패션이나 디자인성이 높은 제품 생산 현장에선 로봇 도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

호주는 산업 자동화가 진행 중인 국가 가운데 하나다. 광산 기계 자동화에서 전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광업이 번성한 호주에선 많은 광산이 자동화 기계를 도입하고 직원은 원격조작 센터에서 기계를 조작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확립되어 있다. 고급 자동화를 통해 코로나19 유행 기간 중에도 광산 운영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다.

최근 자동화를 빠르고 넓게 전환을 추진하는 2가지 주요 추진력은 첫째 자동화를 통해 제품 제조나 서비스 공급 능력을 높이고 세계적인 문제 영향을 안 받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국내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제조 공정 자동화는 큰 도움이 된다. 둘째는 코로나19 이후 유행성 위협에 대비해 사람끼리 사회적 접촉을 줄이는 사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요구다. 코로나19는 물체 표면이나 육체적 접촉에 의해 감염이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아마존 고 같은 무인 매장 도입은 감염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대다수가 로봇에 의한 자동화가 감원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동화 물결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순서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로봇 도입은 기술이 낮은 일을 우선적으로 빼앗아간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생각하는 능력이 낮은 일이 로봇공학자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방이나 건물 내부 청소를 하는 청소부는 보통 높은 기술을 요하지 않는 직업이지만 건물마다 다른 장소를 정해진 시간 내에 청소하는 작업은 로봇 자동화 입장에선 너무 복잡하다. 실제로 불필요한 물체가 놓여 있지 않은 바닥만 청소하는 로봇청소기는 있지만 실내 다양한 장소를 청소할 수 있는 범용 로봇은 여전히 현실 속에는 없다. 또 호주에선 주로 외국 외주노동자를 통해 지탱되는 과알 수확 작업 역시 잘게 분해해보면 복잡한 일이다. 과일 수확을 자동화해주는 로봇은 몇 가지 프로토타입이 개발 중이지만 출시에는 이르지 못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도항 제한이 따르면서 호주에선 과일을 수확하는 일손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지적되지만 앞으로 몇 년은 로봇이 노동력 부족을 해소해줄 전망은 없다.

또 자동화를 추진하면서 고려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을 확 바꿀 때 추가 비용이나 부담이다. 자동화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 다른 노동 프로세스를 전환해 여러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채산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많은 기업이 수익 감소로 고통 받는데 자동화를 도입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간주되는 건 사실이지만 이 시기에 대담한 행동을 하는 기업에게 미래에는 큰 수익이 갈 가능성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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