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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보다 빠르게 유기화합물 변환하는 ‘인공 엽록체’

식물이 햇빛 등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변환하는 광합성은 세포 소기관 중 엽록체에서 열리는 생화학 반응으로 반응 도중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동시에 산소를 대기 중에 방출한다. 그런데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이산화탄소를 유기 화합물로 변환하는 인공 엽록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광합성은 2단계를 거친다. 먼저 엽록체에 포함된 엽록소가 태양광을 흡수하고 화학에너지를 축적하는 ATP(adenosine triphosphate), NADPH(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phosphate) 등 화학물질을 합성한다. 그런 다음 다양한 효소가 ATP와 NADPH를 이용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식물 생장에 사용할 수 있는 포도당 등 에너지가 풍부한 유기 분자로 변환한다.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반응은 리불로오스 1,5-이인산(ribulose-1,5-bisphosphate carboxylase/oxygenase)이라는 효소에서 시작하지만 막스플랑크연구소 합성생물학 연구팀은 리불로오스 1,5-이인산가 느리다고 지적한다. 효소마다 초당 5∼10개씩 이산화탄소 분자를 취득하고 광합성 반응을 하지만 이는 식물 성장 속도를 제한한다는 것.

연구팀은 2016년 연구에서 광합성과 관련한 일련의 화학 반응을 재설계해 이 속도를 올리려고 시도했다. 재설계한 화학 반응에선 리불로오스 1,5-이인산 대신 이산화탄소 분자를 취득하는 속도가 10배 빠른 다른 세균 효소를 이용한 것 외에 9개 생물에서 ㅇ유래한 16개 효소를 결합한 CETCH 사이클이라는 이산화탄소를 유기화합물로 변환하는 새로운 사이클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

새로운 연구는 CETCH 주기를 태양광 하에서 수행하는 엽록소에 의한 ATPd와 NADPH 합성을 CETCH 사이클과 함께 했다. 엽록체에 포함된 틸라코이드는 엽록소 등 광합성 효소를 유지하는 주머니 모양 구획이다. 다른 연구팀에 의해 이미 틸라코이드가 식물 세포 외부에서 작동하는 건 확인된 상태였다.

연구팀 역시 시금치 잎 세포에서 틸라코이드를 꺼내 식물 세포 외부 틸라코이드가 빛을 흡수해 ATP와 NADPH를 합성하는 걸 확인했다. 이어 시금치에서 꺼낸 틸라코이드와 CETCH 상이클 시스템을 결합해 빛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글리콜산염(Glycolate)이라는 유기화합물로 변환하는 인공 엽록체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틸라코이드르 인공적인 CETCH 사이클과 결합해 CETCH 사이클에 쓰이는 효소 일부를 교체하는 등 미세 조정을 진행했다. 또 프랑스 폴파스칼연구센터에 소속된 전문가 등과 협력해 기름 속에서 수천 개 물방울을 생성하고 각각 다른 틸라코이드와 CETCH 사이클 효소를 주입하는 장치를 설계했다.

연구팀은 인공 엽록체가 생성하는 유기 화합물을 글리콜산염보다 유용한 다른 화합물 또는 이산화탄소로부터 유기 화합물로 변환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설계를 더 변경할 계획이다. 또 미래에는 인공적으로 설계한 광합성 경로 유전자를 작물에 통합해 기존 품종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품종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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