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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말하는 전염병을 위한 대처법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2015년부터 전쟁과 핵에 이어 인류는 전염병 대유행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그의 예측대로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가 유행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2015년 당신이 한 경고에 대해 사람들이 귀를 기울였냐는 질문에 미안하지만 대답은 아니오라고 답했다. 일부 기관은 백신이라는 측면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진단과 항체, 항바이러스 약물이라는 측면에서 질병과의 싸움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 강연에서 언급한 내용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

천연두는 환자 중 30%를 죽였지만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살아남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사스나 메르스보다 감염력은 높고 치명적이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코로나19 유행은 전례 없는 사태지만 잘 억제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을 죽음에서 구할 수 있다. 빌 게이츠는 또 더 치명적인 호흡기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2015년 강연에서 스페인 독감, 1918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시뮬레이션으로 나타냈지만 2020년은 1918년보다 훨씬 사람이 유동적이다. 이는 감염을 확산시킨 요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 시스템도 진화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최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건 검사라고 말한다. 현 단계에서 많은 지역에서 검사를 못 받고 필요한 사람이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의료 종사자도 이 검사가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검사를 할 수 없다. 그는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후 격리. 격리는 사람들에게 견디기 힘든 경제적 타격을 준다. 하지만 격리를 할 타이밍이 빠를수록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도 빨리 찾아온다.

빌 게이츠는 가정용 PCR 검사 키트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의료기관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자들은 검사키트 데이터를 미 식품의약국 FDA에 보내는데 아직 실용화에 이르지 못했지만 잘하면 환자는 면봉을 보내면 24시간 이내에 검사 결과가 환자에게 닿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검사법이 의료기관을 통해 이뤄질지 아니면 아마존 같은 택배 서비스로 제공할지는 아직은 미정이다. 하지만 빌 게이츠의 머릿속에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미 정부나 지방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이미지를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사를 확대해 사실이라면 격리해야 할 사람은 한 곳에 모아 버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빌 게이츠는 검사를 받아 자신은 격리해야 한다는 판단 지침이 된다고 생각한다. 무증상 환자가 많은 코로나19에서 증상이 가벼운 사람일수록 활동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면 자신은 격리해야 한다는 자각이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검사 확대와 사람들이 밀집하지 않는 방법으로 검사하는 2가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또 고립 전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다. 모두가 집에 틀어 박혀 일상 업무를 수개월에 걸쳐 진행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헤어릴 수 없다. 많은 국가가 실시한 격리 전략 실수일 가능성도 있지만 빌 게이츠는 이 점에 대해 집단 면역으로 극복하려는 전략도 있지만 집단 면역은 인구 절반 이상이 감염될 때까지 의미가 없다면서 의료 시스템에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치사율은 1%가 아닌 34%까지 상승한다며 이는 무책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필요한 건 극단적인 종료라며 잘하면 6∼10주 동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선 많은 사람들이 인구 1%가 아프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반면 한국에선 이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조기에 검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극단적 봉쇄 실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만일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뭘 하겠냐는 질문에 빌 게이츠는 우선 격리 전략 이외에 방법이 없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또 일정 기간 지속해야 한다는 것. 중국 사례를 보면 6주 가량이다. 이에 대해 사람들에게 준비를 시켜야 한다며 격리를 잘하면 20일 안에 수치는 실제로 변화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헤아릴 수 없지만 경제를 회복시키는 건 죽은 사람을 소생시키는 것보다는 쉽다고 말한다.

또 풍부한 국가에서 기능하는 게 개발도상국에서 잘 작동하는 건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 일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어렵다. 이런 국가에선 백신과 의약품 개발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다. 감염자 중 5%는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상황을 감안해도 개발도상국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풍족한 국가가 자금을 제공하고 백신과 의료용품을 제공하는 게 필수라고 말한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국가끼리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빌 게이츠는 지금은 협력과 적대 2가지 징후가 모두 보인다며 회복한 국가는 다른 국가를 도와야 하며 편견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아프리카와 남미,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 남반구에선 코로나19 유행을 거의 볼 수 없는 것에 대해 빌 게이츠는 감염력이 낮은 것인지 아니면 검사 결과에 나타나 있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계절성인지 여부는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밝혀지겠지만 이렇게 되면 북반구에는 좋은 소식일지 몰라도 남반구에는 나쁜 소식이 될 것이다. 북반구에선 다음 계절까지 시간을 벌 수 있지만 몇 달 동안 남반구는 겨울에 들어간다. 남반구에는 노인이 적지만 HIV 양성자가 많고 실내 흡연으로 폐에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도 있다. 바이러스 변이가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빌 게이츠는 5년 전 유행성이 준비되지 않는 위협이라고 말했다며 지금 우리에겐 과학이 있고 다음 대유행을 대비할 방법은 명확하다면서 수백억 달러가 필요하겠지만 고통과 어려움을 수반해도 사람들은 서로를 돕는 과정으로 들어서는 게 가능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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