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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경제 노동자는 외롭고 무기력하게 느낀다”

인터넷을 통해 단발 업무를 수주하는 방식과 이로 인해 이뤄지는 경제를 긱경제(Gig Economy)라고 한다. 언뜻 보면 특정 상사나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긱경제 종사자는 고독감과 무력감을 기억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에선 긱경제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배차 서비스인 우버나 요리 배달 서비스인 스킵더디시(Skip the Dishes) 등 수많은 산업이 단발성 업무 수행을 위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눈이 많은 캐나다에선 삽질을 해주는 사람을 온라인으로 고용하는 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긱경제 노동자는 유연한 노동이 가능하고 고정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맥마스터대학과 캘거리대학, 토론토대학 사회학자로 이뤄진 연구팀은 긱경제 노동자가 분권화되어 있으며 직장인간 교류와 지속적 고용이 결여된 불안정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긱경제 노동자에 대한 사용 가능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에선 긱경제에 대한 과대평가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연구팀은 2019년 긱경제와 일반 고용체계에서 일한 노동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긱경제 종사자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연구에선 캐나다인 근로자 2,524명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과거 1개월간 식사 배달에서 차량 공유, 온라인 작업 등 긱경제 종사 여부를 물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 5명 중 1명이 긱경제 노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긱경제 노동자는 사람과의 교제 부족, 주위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 고립감 등을 보고할 가능성이 일반 노동자보다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신건강 측정은 불안과 우울증 징후를 나타내는 점수도 긱경제 노동자가 더 높았다고 한다.

또 긱경제 노동자는 일반 근로자보다 자신이 무력한 존재라고 느낄 가능성이 50% 높고 자신이 삶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가능성은 40% 높았다. 다시 말해 긱경제 노동자는 직장 속박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존재라는 일반적 견해는 긱경제 노동자의 실태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긱경제 노동자는 젊고 미혼이며 장시간 일하고 있으며 고등 교육 비율이 낮았다. 하지만 이런 요인을 고려해도 긱경제 노동자가 품은 고독감과 무력감은 역시 일반 근로자보다 높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또 특정 상사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긱경제 혜택도 결국 사장이 알고리즘으로 바뀐 것이며 수요 변화와 고객 평가 등으로 직장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긱경제 도입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노동자에 걸릴 심리적 부담 등을 고려해 실제로 긱경제를 도입해야 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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