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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목성에 지구 10배 천체가 충돌했다?

지난 8월 14일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목성이 아직 젊은 별일 때 지구보다 10배나 되는 큰 천체와 정면 충돌했다는 가설을 세웠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목성에 관한 수수께끼가 깨끗하게 풀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목성은 잘 알려진 것처럼 태양계 최대 행성이다. 전체 질량 중 90% 이상이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진 가스 행성이기도 하다. 중심핵이 있다고 되어 있지만 어떤 물질로 어떨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탐사선 주노는 2016년 목성에 도달한 이후 목성 궤도에서 목성을 관측해왔다. 주노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목성의 중력장에서 추정한 목성 중심핵은 지금까지 가정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하며 무게가 상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보통 가스 행성은 단단한 중심핵 주위를 밀도가 낮은 환경이 둘러싸고 있다. 하지만 목성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이런 중심핵 구조를 설명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이에 따라 아직 젊은 시절이던 목성이 지구보다 10배 질량을 가진 천체와 정면충돌하는 3차원 유체 수치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자 이 같은 구조와 들러맞는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충돌한 천체는 목성 심부까지 도달해 목성 중심핵과 충돌, 합체한다. 충돌에 따른 총격파로 난류에 의한 교란 영향으로 목성 중심핵 물질은 상층으로 운반되며 주위 수소, 헬륨과 격렬하게 혼합한다. 그 결과 밀도가 낮은 거대한 중심핵이 형성되는 것이다. 참고로 표면을 스치거나 옆에서 접촉하는 어설픈 충돌은 목성 중심핵을 흔들 정도의 충격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당시 태양계에선 원시 태양을 둘러싼 원반 모양 먼지가 부딪쳐 점차 행성 등 천체로 형성되고 있었다. 목성은 단기간에 거대화하기 위해 그만큼 강한 중력으로 주위 천체를 끌어당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말하자면 원시 목성에는 충돌이 발생하기 쉬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과정 중 다른 천체와 정면 충돌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실제로 지구의 행성인 달도 원시 지구에 충돌한 천체의 흔적이라는 거대 충돌 가설이 있기도 하다.

물론 이 같은 연구는 아직까지는 어디까지나 가설이다. 하지만 목성의 수수께끼를 푸는 답이라고 확신이 되는 게 없다면 이 같은 가설은 앞으로 꾸준히 검증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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