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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천문가가 발견한 ‘목성에 충돌한 무언가’

미국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한 아마추어 천문가가 얼마 전 목성 대기권에 운석 같은 게 충돌한 희귀 영상을 포착했다고 한다.

지난 8월 7일(현지시간) 아마추어 천문가 에단 샤펠(Ethan Chappel)은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관측하기 위해 천체 망원경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망원경을 목성을 향한 채로 잠시 녹화를 하던 중 영상 데이터를 자동 분석 소프트웨어에 입력하자 섬광 감지 경고가 나온 것. 그는 재차 영상을 확인해 목성 남쪽 적도 부근 동쪽에서 순식간이지만 섬광을 볼 수 있었다.

큰 발견을 했다는 걸 직감한 그는 목성을 촬영하던 중 운석이 충돌한 순간 섬광 같은 걸 확인했다는 트윗을 올렸고 선명한 이미지와 충돌 순간을 컬러로 재현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본 천문학자인 밥 킹(Bob King)은 천문학 분야 사이트 스카이앤텔레스코프(Sky & Telescope)에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섬광이 관측된 건 4시 7분부터 길어도 1초 반 밖에 지속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이 섬광의 정체가 목성 번개빛과 오로라 등이 아니라 거의 운석 충돌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단정할 만한 몇 가지 특징이 보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목성 관측 예를 보면 작은 점이 부풀어 오른 뒤 퇴색해 가는 모습이 충돌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 또 영상만 보면 대단한 규모 충돌로 보이지 않지만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의 거대한 크기를 감안하면 이번 운석은 상당한 크기로 보인다.

 

천문학자인 헤이디 하멜(Heidi Hammel)은 25년 전인 1994년 7월 21일 슈메이커 레비9 혜성이 목성이 조각 나면서 잇달아 목성에 충돌할 때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역사적 이벤트를 관측한 바 있다. 당시 파편이 목성에 충돌했을 때에는 어두운 흔적이 남았다. 슈메이커 레비 혜성은 충돌 후 목성 대기층 위에 상처를 남겼는데 왜 이번 충돌에선 파편이 남지 않았을까. 2010년에도 목성에서 이번 같은 규모 섬광을 볼 수 있었다. 당시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허블우주망원경이나 유럽남방천문대 VLT 등을 통해 관측을 했지만 그 때도 충돌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2010년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운석이 목성과 충돌할 때 충격을 대량 짐작할 수 있는데 이 정도 규모라면 충돌 흔적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목성에 충돌한 운석은 직경 8∼13m로 TNT로 환산하면 1메가톤 그러니까 리틀보이 원자폭탄 66개 분량 파괴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가 이런 충격을 받으면 난리가 나겠지만 목성에는 상처조차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참고로 지난 1994년 슈메이커 레비 혜성이 목성에 충돌한 이후 지금까지 목성에는 7차례 충돌이 확인됐다고 한다. 목성의 강력한 중력이 운석을 끌어 들이기 때문에 지구보다 2,000∼8,000배에 이르는 운석 낙하가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운석 충격은 너무 작아 지구에서 관측할 수 없다고 한다. 이번 섬광은 2010년 충돌과 같은 규모로 보인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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